[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검찰이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는 전모 검사에게 무리하게 수뢰 혐의를 적용, 사건을 진화하는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결정적 추가 증거없이 두 번이나 뇌물수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던 검찰은 '범죄 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든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재차 기각당하면서 망신만 당했다.
30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추문 파문'이 불거진 이후 해당 검사 한 사람을 구속하는 것을 상징으로 삼아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던 낡은 검찰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발방지대책을 내기 보다는 국민의 여론을 잠재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이 같은 대처 방식을 두고 전직 검찰 간부도 쓴소리를 보탰다.
'성추문 사건'의 지휘책임을 지고 자리를 물러난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국민은 사태에 관한 진상을 규명하길 바랄 뿐, 그 검사의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위계 내지 위력에 의한 간음죄로 접근하는 것이 맞지만, 당사자간에 합의가 먼저 이뤄져 버렸으니 친고죄에 해당하는 만큼 법리상 공소권이 없어 처벌할 방법이 없다"며 "빨리 징계위원회라도 열어서 전 검사를 파면조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아마도 전 검사를 구속시켜 이를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정노력을 했다는 데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추가 증거만 보충해 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결국 법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비판했다.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진심어린 사죄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재발방지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전 검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툴 방침이지만, 무리한 법적용으로 신병확보에 실패했다는 비난 여론을 지고가야 하는 상황이다.
대검 감찰본부에 따르면, 전 검사는 지난 10일 상습절도 혐의로 자신에게 수사를 받고 있던 여성 피의자 A씨(43)와 검사실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이틀 뒤 서울 모처의 호텔에서 만나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관계를 가진 후에는 사건처리에 관한 구체적 조언이 포함된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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