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안철수 지지층 잡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며 검증도 안된 단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당사자 동의도 받지 않고 지지명단에 포함시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는 '철수정책개발연구원'이라는 단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도 이름도 똑같은 '철수정책개발연구원'이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둘로 나눠진 '철수정책개발연구원'은 선언문에서 안 후보를 지지했던 단체임을 설명하고, 해당 정당이 안 후보가 추구했던 정치쇄신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촌극이 벌어지는 이유는 안 후보 사퇴 이후 생긴 부동층이 대선에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고정지지층은 표심이 굳어진 상태여서 부동층 잡기에 혈안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이용해 안 후보 지지를 표방하는 단체들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안 후보를 지지했던 곳이라고 밝힌 '한국과학기술비즈니스포럼'은 새누리당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비전2050포럼'은 민주당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두 단체 모두 안 선거캠프의 공식 소속 단체는 아니었다.
이들 단체 중에는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높이기 위해 무리한 세불리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새누리당 지지를 선언한 '진심정치포럼'의 김종호 본부장은 국민생각 국회의원 후보 6명을 허락도 없이 지지자 명단에 포함시켜 문제를 일으켰다. 이날 박 후보 지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국민생각 관계자들은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전 안철수 캠프의 관계자들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캠프가 공식적으로 해단한 상황에다가, 지지 후보를 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지지자라고 밝히는 단체들이 자중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하고 있지만 안 후보 스스로 명확하게 문 후보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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