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내년 국내 자동차 업계 서열 3위 자리를 놓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002년과 2004년 각각 국내에 진출한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그동안 완성차 업체 3~4위를 다퉈왔다.
실제 르노삼성차는 지난 2009년(13만3630대)과 2010년(15만5697대) 내수 판매 3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한국GM에 3위 자리를 내줬으며, 올해도 한국GM의 3위 수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이들 업체의 내수 판매 실적은 각각 11만7655대와 4만8337대로 한국GM이 2.5배 정도 르노삼성을 앞질렀다.
◇내년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소형 SUV (위부터)캡처와 트랙스로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GM이 GM대우에서 이름을 바꾸고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100년 역사를 가진 대중브랜드 '쉐보레'를 도입해 10여종에 신차를 출시한데 따른 결과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르노삼성은 최근 선보인 신형 SM3와 신형 SM5 플래티넘으로 판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 르노삼성은 내년 하반기 경영 회복을 위한 전략 차량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쳐를 선보이고 내수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유가를 감안할 경우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게 르노삼성의 분석이다.
캡쳐에 앞서 한국GM은 같은 급의 트랙스를 상반기 중으로 출시한다.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와 지난 9월 파리국제모터쇼에서 각각 전시된 캡쳐와 트랙스는 상반된 이미지를 지녔다. 캡쳐가 디자인을 강화해 20~30대 젊은 운전자를 겨냥했다면, 트랙스는 실용성을 부각해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하반기엔 전기車 '쉐보레스파크'-'SM3 ZE' 격돌
여기에 이들 업체는 내년 하반기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한국GM은 경차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를, 르노삼성차는 소형 SM3 ZE 전기차를 각각 출시한다.
지난달 하순 미국 로스엔젤레스오토쇼에 출품된 쉐보레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주행가능한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으며, 제로백(ㅇ→100㎞)이 8초대로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성능을 지녔다.
르노삼성의 SM3 ZE는 현재 청정지역인 제주도 가파도에서 시범 운행중이라 대중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이들 차량의 승부처는 가격이 될 전망이다.
한국GM이 스파크 전기차를 미국에서 2700만원 선에 판매하는 점을 고려할 경우 국내에서는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앞으로 마련될 지방자치단체 지원금까지 포함할 경우 가솔린 경차 보다 가격이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업체는 내년 하반기에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 (위부터)SM3 ZE와 쉐보레 스파크로 진검 승부를 펼친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르노삼성은 전기차 가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를 임대 형식으로 판매해 차가격을 2000만원 선으로 내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운전자들이 중형(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기준 1600㏄이상∼2000㏄미만) 차량을 선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경우 소형 SM3 ZE가 스파크 전기차 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르노삼성차의 주장이다.
하지만 내년 SM3 ZE는 공공기관에 먼저 보급되고, 일반에는 오는 2014년 시판된다.
한국GM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 산업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랙스가 종전 국내에는 없던 차종이라 운전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GM이 내년에도 르노삼성을 제치고 3년 연속 3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르노삼성 관계자는 "나와봐야 알 것 같다"면서 "캡처가 내년 4분기에나 나오기 때문에 오는 2014년이나 돼야 트랙스와 진검 승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르노삼성은 내수 점유율 10% 유지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면서 "최근 출시된 신형 SM3와 SM5가 시장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이들 차량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내수 3위 탈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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