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1차 TV토론에서 '박근혜 저격수'였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목표를 대기업 총수까지 넓혔다.
특히 이 후보는 삼성 반도체공장의 백혈병 피해자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이 후보는 10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열흘 뒤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위에 이건희, 정몽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갖 편법과 불법 로비로 국회와 청와대는 물론 법원까지 쥐고 흔드는 그들은 헌법 위에서 국민을 내려다보면서 웃고 있다"면서 "이건희 정몽구 회장을 헌법 위의 제왕이 아닌, 법 앞에 평등한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돌려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인터넷 사업으로 수 백억원의 손실을 본 분으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경영권이 승계되지 않는 게 마땅하다"며 "재벌의 부가 개인에게 집중되고 총수일가로 대물림되고 상속되는 것을 어떻게 풀어헤쳐질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며 "갖고 있는 지분만큼 권한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쏘아붙였지만 1차 TV토론보다 수위는 다소 낮았다.
이 후보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박 후보는 18년 동안 청와대 살다가 81년 성북동 주택에 들어갔다. 이 집은 경남기업 회장이 무상으로 지어준 300평이 넘는 집"이라면서 "취득세, 증여세, 등록세 안 냈다. 이 집 팔아 장충동 갔다가 다시 기준시가가 20억원이 넘는 삼성동으로 이사했다. 이렇게 산 사람이 박 후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금 대한민국 가장 큰 위기는 서민의 위기이다. 서민들과 함께 이해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면서도 "박 후보가 이 집이라는 단어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못 느낄 것이다.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재벌에 트럭으로 돈을 받고 날치기로 밀어붙인 당이 말하는 재벌개혁이 어울리는가"라면서 "조직폭력배가 '착하게 살자'고 팔뚝에 문신을 새긴 것과 무엇이 다른 건가"며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그동안 계속 재벌규제를 풀라고 요구해 풀렸고 출총제도 없어져 골목상권이 다 침해받는 난리가 났던 것 아니냐"며 "순환출자를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은 아무것도 손대지 말자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말하기 전에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쌍용차 국정조사를 대선 전에 약속하고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후보는 '국가경제위기'에 대해 가장 큰 위기는 '서민의 위기'다. 서민들과 함께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서민의 위기를 풀어갈 수 있는 가장 기본"이라며 "국회의원 시절 만났던 외롭고 힘들게 살면서도 저보다 바르고 꿋꿋하게 살아온 분들이 저를 가르쳤고 그 분들의 삶과 말씀이 통합진보당과 저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복지의 획기적 확대와 부자 증세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복지를 늘려야 하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다"며 "우리나라 복지 예산 수준이 OECD의 3분의 1수준인데 10년 안에 OECD 평균까지는 돼야 한다. 초고소득층과 재벌·대기업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 발언에서 "중요한 사회 현안인 농업·환경 의제가 이 토론에서 빠진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오늘 농업 문제를 말했는데 사회자도, 질문을 받은 후보도 농업 문제가 주제가 아니라는 말을 먼저 했다. 그만큼 농업이 천시받고 있다"면서 "농업은 미래 산업이고 식량주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크게 성장해야 하는 산업이다. 그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에서 환경 문제도 빠졌다"며 "4대강 사업은 우리가 정말 깊이 돌아봐야 하고 앞으로 박 후보든 어느 후보든 간에 집권을 한다면 이에 대해서 완전히 조사하고 철저하게 파헤쳐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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