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시장의 예상대로 12월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과 10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2개월 연속 관망세를 취했다. 국내 경기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2분기 이후의 낮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들어 부진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개선된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최근 중국 경제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점진적으로 회복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도부 교체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 해소, 안정적 물가수준, 재정·통화정책 여력 등 경기 개선 동력이 늘었다는 이유다.
미국 경제도 취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소비심리 및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등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로지역은 실물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수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 같지 않다"며 "미국의 성장 전망률이 약간 낮아지더라도 그 자체로 경제 성장을 어둡게 본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내수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는 지속했다. 한은은 수출 개선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 세계경제의 성장세 회복 지연 등으로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대로 유지했다.
김 총재는 "10월 소매판매, 건설 등이 전월보다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11월에는 플러스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설비투자는 악화되는 등 여러 변수들이 보여주는 방향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움직이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단 6일 앞두고 열리는 12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내 경제 지표가 통화 정책을 바꿀만한 계기를 주지 않았다"며 "한은이 이번달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정책 결정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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