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새정부의 환율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원화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한 만큼 고환율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1일 외환시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박근혜 당선인은 환율정책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으나 그간 유지됐던 고환율 정책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생정부와 중산층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대기업과 수출 위주의 환율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환율로 인한물가 불안도 부담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고환율 정책은 강력히 추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평균 900원 대에 머물던 달러대비 원화가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고공행진해 2008~2009년까지 5개월 이상 1400원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정부가 사실상 고환율 정책을 묵인하면서 물가급등을 불러와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키코(KIKO)' 사태를 초래해 중소기업들의 손실을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반면 박 당선인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환율 상승은 물가상승이나 실질소득정체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수출 중심의 환율정책을 수출과 내수를 균형적으로 고려하는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출 주도형 경제에는 타당했으나 수출에 못지않게 수입이 많고 수입은 서민과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으로직결된다"며 고환율 정잭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박근혜 당선자의 경제정책 기조는 '성장과 화합'으로, 성장에 기반한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간 경제민주화와 분배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고환율정책은 다소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이나 미세조정 등 하락 속도 조절 차원의 관리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여건상 원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화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이 성장의 중요성 역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수출경쟁력 하락으로 경제 성장률에 타격을 입힐 정도의 원화 절상은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집권에 성공하면서 일본은 내년부터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내년 말 엔화 가치가 달러당 90엔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3개 해외 IB가 전망한 내년 1분기 달러·엔 환율은 81.62엔으로 전달보다 1.8%나 떨어졌다. 내년 2, 3, 4분기 전망치 역시 하향조정 했다.
반면 원화가치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HSBC와 바클레이즈는 내년에 원화 가치가 달러당 1050원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새정부가 규제 중심의 환율정책이나 공격적인 시장개입을 단행할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엔화 하락으로 인한 수출경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락 속도 조절을 위한 미세 조정 개입은 용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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