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3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미국 재정절벽 협상안 타결과 연초 효과 기대 등으로 하락 압력을 받으며 106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재정절벽 우려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선호가 살아나 신흥국의 고수익 통화들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지만 유로화와 엔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315달러로 저점을 낮추고 1.318달러에 하락(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87 3엔으로 고점을 높이며 상승 마감했다.
전날 미국 의회는 감세 조치와 정부 지출 삭감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재정절벽 합의안을 극적으로 통과시키며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이로써 미국은 20년 만에 소득세를 인상하게 됐으며 재정절벽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부자 증세 소득기준은 40만달러(부부 합산시 45만달러)로 정했다. 이를 넘는 소득에 대한 소득세율은 35%에서 39.6%로 올려잡았다.
자본이득과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 역시 각각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증세조치를 통해 미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6000억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0.7을 기록해 예상을 상회하는 확장세를 나타냈다. 뉴욕 증시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로존의 PMI는 46.1로 전달의 46.2와 예상치인 46.3을 하회했으며 17개월 연속 위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외환당국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특히 엔·원 환율이 1200원 선에 근접하고 있어 국내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원·달러, 달러·엔 환율 추이>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조성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국은 속도 조절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개입을 통한 미세 조정은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보다 더 직접적인 규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당국은 차액결제선물환(NDF) 규제 등 간접적인 수단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며 예상보다 빠르게 규제책이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재정절벽 협상안 타결과 이월 네고, 연초 효과 기대 등으로 증시 랠리와 환율 하락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원·달러의 주간 상대강도지수(RSI)를 보면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과매도 국면이 지속하고 있지만 환율의 하락 흐름은 주춤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재정절벽 협상안 타결이 미국 정부의 긴축으로 이어지더라도 일단 시장은 호재에 반응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당국과 역외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1060원대 초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60~1067원.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재정절벽이라는 불확실성 해소로 뉴욕 증시가 급등했고 역외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어제의 환율 하락폭은 과도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날 장 마감을 앞두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 쏠림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당국 개입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당국의 미세조정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급격한 쏠림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하락 속도를 다소 늦추며 106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61~106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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