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야스쿠니 방화' 중국인 日 인도거절 결정
2013-01-03 18:18:40 2013-01-03 18:20:4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중국인 류창(39·구속)씨에 대한 일본의 인도 청구가 거절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황한식)는 3일 류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 심사에서 인도거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일반 범죄로서의 성격보다 정치적 성격이 더 주된 상태에 있는 상대적 정치 범죄로서 조약 제3조에 따른 '정치적 범죄'에 해당된다"며 "이에 류씨의 일본국으로의 인도를 허가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특히 "범행이 정치적인 대의를 위한 의도로 행해진 것으로서 류씨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범행이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범행과 정치적 목적사이에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류씨의 범행동기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관한 인식 및 정책에 대한 분노에 기인한 것으로 범죄인에게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동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씨를 일본국에 인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질서와 헌법 이념 나아가 대다수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 되어 '범죄인 불인도원칙'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차이, 입장의 대립과 같은 정치적 상황, 대다수 문명국가들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외할머니가 한국인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밝힌 류씨는 지난 2011년 12월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지난해 1월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각각 화염병을 던졌다.
 
그는 주한일본대사관 화염병 투척 사건으로 서울에서 체포된 뒤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으며 일본 당국은 지난해 5월 외교 경로를 통해 류씨가 형기를 마치는 대로 신병을 일본에 넘겨달라고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당국도 류씨를 정치범으로 인정해 자국에 송환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하면서 중·일 양국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류씨의 범행이 범죄인인도법과 조약에 규정된 인도대상범죄에 해당된다고 판단, 서울고검을 통해 서울고법에 범죄인의 인도허가 여부에 대한 심사를 청구했다.
 
한편 류씨는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즉시 석방된다. 류씨는 자진귀국 의사를 밝힐 경우 강제퇴거 절차 없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만 하면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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