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주식을 미리 매수한 뒤 주식투자자들에게 자신이 사들인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띄워 수십억의 시세차익을 챙긴 모 유명 증권방송 투자전문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유명 주식투자 전문가 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정치테마주 210만7004주를 매매한 뒤 종목을 회원들에게 추천해 36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로 투자전문가 전모씨(33)를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11년 10월 자신 명의로 된 4개 계좌로 방송에서 추천할
안랩(053800) 주식 7만6074주를 매수한 후 방송에 출연해 유·무료 회원들과 일반투자자들에게 이 종목을 추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09년 4월부터 H방송에서 투자전문가로 출연한 전씨는 특정 기업의 투자전망을 분석하고 목표가와 매수가, 손절매가를 제시하면서 H방송이 운영하는 유·무료 회원들을 상대로 종목 추천 등을 해왔다.
전씨는 자신이 특정종목을 추천하면 일반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하거나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의 행위가 "종목을 미리 사놓고 매수세가 형성되면 팔고 빠지는 것으로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된다"며 "사기적 부정거래는 이득을 취했는지 손해를 봤는지 여부는 문제가 안 되고 부정한 기교와 위계를 썼다면 곧바로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출연자들에게 돈 대준 '전주'도 수사 중
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과 함께 조사를 진행해온 검찰은 현재 10여명을 조사대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중에는 단순 방송 출연자들뿐 아니라 이들 출연자들에게 일명 '꽃값' 수억원을 대주고 자신이 미리 매수한 종목을 추천해달라고 한 '전주'들도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유명 출연자에게 3억원 가량을 건네고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해 90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A씨를 지난 주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적 부정거래 수법으로 돈을 번 출연자들뿐 아니라 이들과 관련된 온갖 범죄가 많다"면서 "주된 범죄 말고도 여러 가지로 꼬인 사람들이 많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들을 출연시킨 방송사들의 책임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범죄에 이용당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방송사 나름대로는 출연자들에게 각서도 받고 주의조치도 하는데 이 같은 범죄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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