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생명, '퇴직연금' 합의 의혹
2013-01-17 10:28:23 2013-01-17 16:24:12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KT(030200)가 자사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삼성생명(032830)에 편의를 봐주기로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KT의 태블릿PC 2만8000대를 개통해주고 KT는 자사 퇴직연금 비율중 삼성생명 몫을 12.5%로 맞춰 주는 조건이다. 
 
17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4월 퇴직연금 상품에 최초 가입하면서 8000억원 중 12.5%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삼성생명에 예치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생명에 예치한 연금비율이 9.0%까지 줄어들자 삼성생명은 예치율을 회복하기 위해 KT에 이같은 제안을 했다. 
 
KT의 삼성생명 퇴직연금 예치금이 줄어든 원인은 지난해 퇴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163억원의 중간정산이 있었고, DC도입전 중도인출로 인해 131억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12월 KT 가치경영실과 시너지경영실의 핵심인사들은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DC로 전환시에 삼성생명을 사업자로 선택하도록 추진키로 했다. 
 
KT는 삼성생명에 300억원을 보전하고 추가로 연 2000억원 가량의 퇴직연금을 예치할 예정이다.
 
이는 KT 본사 뿐만 아니라 서브마린, 캐피탈, 스카이라이프, 파워텔, 렌탈 등 KT의 23개 사업자 직원들이 모두 포함된다.
 
삼성생명은 대신 KT 태블릿을 월 800대씩 2만8000대를 신규개통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법인영업본부 전체 영업인력이 KT외에 경쟁사 상품은 사용치 못하도록 추가 지시가 있었다.
 
이밖에 KT는 커머스사업의 MRO 계약도 삼성측과 합의하는 추가 조건이 있었다.
 
KT의 삼성생명 예치금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해 9월 KT커머스는 삼성생명에 21억원 상당의 MRO 구매관련 시스템을 제공하고, 5억원의 활동물품도 추가로 판매하기로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태블릿 판매와 MRO 계약을 조건으로 삼성생명 퇴직연금 비율을 올려주는 협의는 없었다"며 "퇴직연금 DC형은 근로자 절반의 승인을 얻고 직원 개인이 선택을 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또 "금융사에 퇴직연금을 예치할 경우 물품구매나 계약을 조건으로 한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생명 측은 "지난해 11월 퇴직연금 비율을 높이는 문제를 논의한 건 맞지만 태블릿과 커머스 계약은 몇달 앞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서로 무관하다"이라고 답했다.
 
퇴직연금을 DC형으로 전환할 시에는 각 직원에게 4개 이상 상품을 권고해야 한다. 선택은 직원 개인이 해야 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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