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주전망)①삼성, 전자 '고성장'·금융 '회복' 기대
2013-01-21 14:30:44 2013-01-21 14:39:11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2013년 새해 들어 주식시장은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과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변수에 의해 지지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수출중심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주가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가늠해보려면 대형주들을 먼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증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CJ그룹 등 5대 그룹사 주요 기업들의 올 한 해 실적과 주가를 다섯차례로 나눠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식은 누가 뭐라해도 삼성그룹주다.
 
삼성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 주가의 움직임은 코스피 지수를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자상품인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간 성과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판매호조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성장을 이끌면서 관계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장과 달리 전자 부문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금융 계열사는 상대적인 부진을 겪고 있어 계열사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중공업 부문의 실적악화도 고민거리다.
 
◇'황제주' 삼성전자, 올해도 고성장 지속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액 230조원, 영업이익 36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에는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애플과의 소송에 따른 충당금 가능성 등으로 실적부진이 예상되지만 2분기부터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통신(IM) 실적은 견조할 전망이지만, 반도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물량 위축과 디스플레이(DP)는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2월 이후 갤럭시S4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신제품 출시가 앞당겨질 경우 실적상향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보 한맥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는 비수기 영향으로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세가 잠시 주춤할 것"이라며 "하지만 2분기부터는 갤럭시S4 출시에 따라 통신(IM)과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초이후 상승세가 위축되며 조정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는 160만원대 부근에서 버티는 가운데 다른 업종이 오르고 난 뒤 후발 주자들이 상승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코스피지수도 장기적으로 22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4의 매출 확대는 계열사인 삼성전기(009150)의 실적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재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5의 혁신 부재로 인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해 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수월해질 것"이라며 "고사양 부품 생산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기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조선, 부진 딛고 회복할까
 
삼성그룹의 보험 계열사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악영향과 최근까지 주가 부진이 지속됐다.
 
삼성생명(032830)은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인하로 즉시연금이 과세 회피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급등했지만 상장 이후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상태이다. 손해보험 업종의 주가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금리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수익성 악화와 배당, 사업비 규제 등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시장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주가흐름에 대해 "뚜렷한 금리상승 모멘텀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점진적인 주가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상반기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반기 금리상승에 의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에 대해 "단기적으로 보험업종 주가흐름은 계절성과 규제우려로 인해 횡보하는 모습이 전망된다"며 "하지만 견조한 보장성 신계약을 감안할 때 손해보험업종은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가 가능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권업종의 거래부진이 지속되면서 삼성증권(016360)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대금 하향 평준화 기조가 기존 예상보다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하지만 자산관리 영업으로 수익방어력이 높고 판관비 효율화 정책도 가시화되고 있어 경쟁사 대비 수익성은 견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지난해 수주는 당초 목표였던 125억달러에 23.2% 부족한 96억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생산설비와 나이지리아 FPSO 프로젝트가 2013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주가 추이는 수주목표 달성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주가상승은 대규모 수주가 필수적이며, 전년 수주 실적보다 47.9% 증가한 142억달러의 목표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주, 실적개선 기대..투자매력 증가
 
지난해 글로벌 증시의 악재였던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우려는 완화된 반면 원화 약세와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편입지수 변경에 따른 수급 악화 등이 국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들은 최근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주 실적전망>
(자료:와이즈에프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삼성그룹주 펀드 상위 5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27%에 달했지만, 연초이후 수익률은 1% 내외의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그룹주 펀드는 각 계열사의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최근의 부진한 성과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측은 "저강도 경기회복이라는 상황 속에서 지수의 고점과 변동성 수준을 예단하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 차별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삼성그룹주는 올해도 기대해 볼만한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 계열사 실적은 삼성전자의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은 상대적인 부진이 전망된다.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36조5320억원으로 전년대비 24.94%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7450억원으로 전년대비 18.6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각각 1조3420억원, 7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실적이 전년대비 12.21%, 4.82%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1조1330억원, 6540억원으로 전년대비 2.91%, 6.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 판매가 부진하다고 해서 그 수요를 삼성전자가 모두 가져올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고가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정점에 달한 것이라면 삼성도 그 영향권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예상과 달리 고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 한 해 삼성그룹주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금융과 중공업에서 얼마나 선방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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