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최근 원화 강세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형주로 매기가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대형주에 섣불리 올라타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단기 대응 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그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최근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19원 급등하며 1090원대를 회복했다. 바로 다음날 상승폭을 반납하긴 했지만 이날까지 이틀째 상승하며 1090원대에 근접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 현상이 추세적으로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움직임이 당분간 진정될 것 같다"며 "정부의 1050원 선에 대한 강력한 방어의지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저항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 1050원은 수출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인식된다. 당국이 1050원 선에 민감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달 중 한국은행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경기 부진을 예측하는 신호가 많아질수록 당국은 빠른 시일 내에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을 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형세가 수출기업에 유리해지면 그간 짓눌렸던 대형주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단기적 순환매 움직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기존 악재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피해를 봤던 종목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에서 대형주로 매기가 이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대형 IT주와 은행, 건설, 증권 업종 중심으로 순환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순환매란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매수세가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대형주 중 자동차주가 제외된 것은 아직 엔저 현상이 역전될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동차주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꺾이지 않는 한 국내 자동차업체가 일본 자동차와의 가격 경쟁에서는 여전히 불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제외한 대형주 중심의 순환매가 진행될 경우 성급히 올라타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기가 대형주로 몰린다고 해서 함께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도 "순환매는 단기적으로 수급이 좋아지는 것에 불과하다"며 "펀더멘털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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