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농성 중인 노조원이 회사 앞 거리에서 회사를 향해 욕설을 한 것은 모욕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회사 앞에서 출구를 막고 농성을 하면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강모씨 등 8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씨가 농성 중 확성기를 이용해 회사 앞에서 회사관계자들에게 욕설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로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의 발언 내용이 피해회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해회사 내의 고충상담팀이나 그 팀원들에게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전국학습지산업 노조원들인 강씨 등은 재능교육이 단체협약에 대한 불만사항과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재교섭에 응하지 않자 2007년 12월부터 서울 혜화동에 있는 회사건물 앞에 모여 농성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강씨 등은 노상에서 회사 출입구를 막고 확성기를 통해 구호를 외치는 방법으로 업무를 방해했고, 특히 강씨는 회사건물을 향해 "저 한심한 XX들이 X같은 짓거리를 하고…고충상담팀 호로XX들이, 저 XXX하고는 대화하지 않겠습니다"는 등의 욕설을 해 회사나 회사원들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강씨 등 5명에게 벌금 100~200만원을, 3명에게 선고유예 판결을 내리면서 강씨의 모욕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강씨의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강씨의 욕설행위가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모욕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 강씨를 비롯해 벌금을 선고받은 나머지 조합원들에게도 회사의 장기분쟁과 농성방법 등을 고려해 벌금액을 각각 7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감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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