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대·중소기업간 채용 상황이 대조를 이루며 대기업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전 세계에 닥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꾸준히 인력을 채용해오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인력을 확보해 경기가 활성화된 후 성장 기반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을 확대하기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려는 형편이다.
◇대기업, 채용규모 지속 확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맞춰 꾸준히 인력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30대 그룹의 지난 2011년 신규 채용은 13만1000여명으로 2010년의 11만여명보다 18.7% 증가했다.
또한 고졸인력 채용의 규모도 3만7000여명으로 전년의 3만3000여명보다 13.4% 늘었다.
지난해 신규 채용한 규모는 고졸인력 4만1000여명을 포함해 총 13만6000여명으로 3.6% 증가할 것으로 전경련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 근로자 수도 2010년 97만8000여명, 2011년 103만4000명에 이어 지난해 106만600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전경련 고용복지팀 관계자는 "2008년 이후에도 30대 그룹의 채용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며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상황에도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대기업의 채용규모는 중소기업보다 두 배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경제원구원이 지난 2011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9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고용은 전년보다 2.9% 증가했지만 직원이 500명 이상 기업의 고용은 전년보다 11만764명으로 7.1% 증가했다.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고용도 전년보다 5.7%인 5만5155명이 증가해 300인 미만 사업장 증가율의 2배에 달했다.
금융위기에서 회복된 2010년에도 30대 대기업의 고용은 전체 고용보다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중 상위 30개 기업집단의 고용은 2010년 4월 기준 96만9349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0% 증가해 전체 취업자 증가율 1.7%의 약 2.4배였다.
고용 증가폭이 큰 상위 15개 기업집단의 종업원 수(67만4255명)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3만5106명이 늘어 5.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율(1.7%)의 3.2배, 민간부문 취업자 증가율(1.3%)의 4.2배에 해당하고 임금근로자 증가율(3.9%)보다도 1.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2013년 상반기 인력채용계획 여부.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 54.8% "채용계획 없어"
그러나 중소기업은 금융위기 직후 예상치를 웃도는 규모로 채용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9년 하반기 업체 평균 2.8명을 채용해 당초 계획인 1.1명보다 2.5배 증가했다.
당시 중소기업중앙회는 채용 계획보다 실적이 많은 것은 미정이었던 기업에서 실제 채용이 이뤄졌고 입·이직률이 높은 중소기업이 근로자 퇴사 이후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2010년 상·하반기 각각 업체 평균 5.7명과 4.1명을 채용했고, 2011년 상·하반기 평균 4.6명과 5.2명을 채용했다.
또한 지난해 조사 결과 상반기 평균 4.7명이었고 303개 업체가 참여한 하반기 조사에도 4.9명 등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말 조사에 참여한 전체 중소기업의 54.8%는 올해 상반기에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37.3%의 기업은 '자연감소 인원에 대한 충원'(45.1%), '현재 인원의 절대적 부족'(43.4%) 등을 이유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 노동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체 채용자 수는 61만5776명으로 300인 이상 기업 8만5570명, 300인 미만 기업 53만205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전체 채용자 수는 62만7382명으로 다소 증가했고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 6만6488명, 300인 미만 기업 56만893명 등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하락해 전체 채용자 수 61만5868명에 300인 이상 기업 6만2275명, 300인 미만 기업 55만3593명이었다.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고용이 둔화된 것은 기업들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신규 채용과 이직이 모두 감소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덜 채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오규덕 인크루트 대표 컨설턴트는 "조사 방식에 따라 상위 기업들의 고용이 증가할 수 있으나 대부분 기업에서는 인력 확보의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전체 고용시장에서는 유지 또는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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