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노조 "임금협상 위임 없다"
2013-02-19 17:05:32 2013-02-19 17:08: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오일뱅크 노조가 임금(기본급)을 동결하기로 한 가운데 현대중공업(009540) 노조는 임금협상안을 회사에 위임하거나 동결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19일 "2009년 회사에 임금협상안을 위임해 (임금을) 동결한 바 있지만 올해는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회사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임금협상안을 위임하거나 임금이 동결되면) 다 같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임금협상안의 적용시점이 6월1일까지로, 회사에 어느 정도를 요구할지에 대한 계획이나 일정이 잡힌 것은 없지만 협상안을 위임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재강조했다.
 
지난 2009년 2월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협상안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일종의 백지수표 위임이다. 그해 7월 기본급을 동결하는 수준에서 임금교섭은 마무리됐다. 현대중공업은 대신 10월 무쟁의로 임금을 동결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전직원에게 1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전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였다. 현대중공업의 노동자들도 당시 상황을 감안해 회사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계는 장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무턱대로 저가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4조9737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2.3%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떨어진 1조9932억원을 보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밀었다. 수주도 시원찮았다. 304억달러를 목표했지만 실제 195억달러에 그쳤다.
 
한편 회사 측은 "상황이 어렵다고 협상안 위임 여부를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올해도 평년과 마찬가지로 노조와 협상을 통해 적정한 임금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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