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수도권 주택시장 장기불황과 실수요자 중심 시장 구조 재편에 철저히 외면 당하던 중대형 아파트.
하지만 지난달 수도권 주택거래 시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실종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중대형 거래만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급감해 향후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라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총 거래량은 8457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규모별 거래량은 ▲40㎡(전용면적 기준) 이하가 -0.2% ▲40~60㎡는 -18.5% ▲60~85㎡는 -16.4% ▲135㎡초과 -7.3%를 기록했다. 다만 중대형 평형인 85~135㎡만은 3.4% 늘었다.
◇1월 주택 규모별 거래량 증감률(전년동기比)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던 40~85㎡대 아파트가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반면 트렌드에서 멀어졌다고 느껴졌던 중대형 아파트는 거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중소형 거래 감소, 중대형 거래 증가’라는 예상 밖 상황은 중대형 아파트값의 장기 하락이 실수요의 매수심리에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부동산시장 장기침체와 1~2인가구와 실수요 중심 시장 재편으로 중대형은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큰폭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수도권 전용 85㎡이하 아파트값은 평균 5% 하락하는 동안 85㎡초과는 19%나 하락했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경기가 2억771만원, 인천 1억8959만원, 서울 1억2102만원이나 내렸다.
박찬식 용인동천태양공인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중대형 약세라는 시장의 고정관념에서 나와서 중대형이 갈아타기 수요자들에게 시장의 관심 평형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경매시장에서도 중대형에 대한 관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1년 11월 69.2% ▲12월 71% ▲2012년 1월 71.8% ▲2월 73.5%로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설춘환 알앤아이 대표는 “중대형은 시장의 관심이 없었던 만큼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가격에 낙찰이 가능하다”며 “중대형에도 실수요는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급감소 누적이 심화되면 반등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분양 물량 중 85㎡ 초과 비중은 18.08%로 최근 10년 내 가장 적다. 2007년 50.20%로 최고점을 찍고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안소형 팀장은 “최근 2~3년간 공급이 감소한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년도별 총 분양물량 대비 중대형 비중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