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수천억원의 회사자금 배임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피했던 나선주 전 거평그룹 부회장(52)이 도피 14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회사에 수천억원 상당의 피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나 전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나 전 부회장은 1998년 거평그룹 계열사들이 자금 부족으로 부도 위기에 내몰리자 같은 해 3월 자신이 인수한 한남투신운용으로 하여금 1800억원 상당의 계열사 부실채권을 매입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남투신운용 대표이사는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 지원을 할 수 없다며 자금 지원을 거부했으나 나 전 부회장은 부당지원을 강행했다.
검찰은 또 나 전 부회장이 1998년 3월~5월 계열사 대한중석의 자금 387억4900여만원을 거평산업개발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에 부당지원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한중석이 당시 총 부채가 30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상태였음에도 나 전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부도 위기에 몰린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나 전 부회장은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1998년 미국으로 도피했으며, 2002년 12월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 이후 검찰은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 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과의 공조를 통해 나 전 부회장을 지난 7일 인천공항에서 검거했다.
나 전 부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나승렬 거평그룹 회장(68)의 조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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