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채 직접 판매'..업계-당국 신경전
2013-02-28 07:00:00 2013-02-28 07: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증권업계의 ‘해외채권 거래 편리성’을 놓고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이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투자자들의 해외채권 수요가 늘어난 만큼 증권사의 해외채권 직접 매매를 허용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당국이 지난해 연말 불거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사례를 들며 논의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증권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4개 증권사 채권상품 관련 임원은 금융감독원을 찾아가 해외채권을 직접 사서(인수) 팔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해외채권 매출 관련 증권신고서 제출 규정은 해외채권 판매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도 지난해 12월 증권사들의 이 같은 의견을 모은 건의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상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채권의 단순 중개업만을 영위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채권을 사기 위해서는 해외 증권사와 계약을 체결한 국내 증권사의 중개를 거쳐야만 하는데 국내 증권사의 영업 범위는 해외 증권사와 고객 간 중간 다리 역할에 그치게 되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매입 요청이 있을 때마다 금융거래세(토빈세)를 물면서 채권을 수시로 사다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중 유통단계가 되면서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진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부 담당자는 “금융당국의 해외채권 매출 관련 증권신고서 제출 규정 장벽이 판매 효율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해외채권 거래 편리성이 완화되면 증권사들이 직접 포지셔닝을 취할 수 있게 되고 시의 적절하게 낮은 가격에 해외채권을 확보해 투자자들에게 더 좋은 가격의 해외채권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토 필요성에 대해선 금감원도 동의했다. 하지만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업계 관련자들을 만나 현안을 파악했다.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를 위한 입장정리를 위해 해외 사례 등을 리서치 중”이라면서도 “다만 예단하긴 이르다. 과거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영구채 자본 인정 여부를 놓고도 금융위와 여전히 이견이 있는 실정이어서 완화 여부에 대한 결정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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