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4일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은 사실상 야당에 대한 '최후통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대해 '오만과 독선'이 우려된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의 대치 정국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안과 국민 경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이 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야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미 수많은 소셜 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과거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 논쟁으로 이 문제를 묶어 놓으면 안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를 새롭게 일으킬 성장 엔진의 가동이 늦어지고 있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 기회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면서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이같은 담화문 내용은 박 대통령이 2월 임시국회 종료를 하루 앞두고 정부조직 정상화를 위해 야권에 다소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시종일관 굳은 표정에다 입술을 굳게 다물거나 주먹을 쥐는 등 결연한 의지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오만과 독선이라는 일방통행이 재현되고 있다"면서 "최근 청와대의 행태는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은 지금의 국정실패를 불러온 이유가 전적으로 본인의 불통과 독선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며 "박 대통령은 본인의 과욕과 불통이 불러온 국정실패의 책임을 더 이상 야권에 돌리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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