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인천자유경제구역의 한 축으로 성장이 기대됐던 영종하늘도시가 당첨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도시로 전락했다.
지난 3일 오후 찾은 영종하늘도시 현장은 사람 살만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 였다. 첫 입주가 시작된지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공사 현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내 소형 상가를 제외한 편의시설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다. 가건물로 지은 중형 마트 하나만 7개 단지 사이에 자리해 몇 안되는 입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늦은 오후, 입주민이 없는 아파트 단지에 쏟아진 어둠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이동하는 차량도 거의 볼 수 없다. 특히 휴일인 탓에 그나마 오가던 공사 차량과 인부마저 없어 도시는 흡사 ‘유령도시’에 가까웠다.
◇깡통아파트 속출..경매로 넘어가는 집 ‘수두룩’
부동산침체에다 생활거주 불편이 드러난 단지는 끝없는 매매가격 하락세를 막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중도금과 잔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3억7000만원~4억원 선이었던 전용 101㎡는 최근 2억8000만원~2억9000만원에 매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제3연륙교는 인천대교 등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 문제로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장기 침체에 건설사와 입주민 사이 불거진 사기 분양 소송이 장기화된 신도시는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건설사들은 회사의 운명을, 입주민들은 어렵게 마련한 내집을 법원에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 입주자는 “매달 100만워의 중도금이자를 감당하느라고 허리가 휠 지경이며 이마저도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경매로 헐값에 넘기는 사람도 있다”며 “12% 배상판결은 지금까지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며 30%선까지 보상을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종하늘도시' 입주거부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동보주택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보주택건설 자금압박에 무너져..나머지 건설사도 '압박'
영종하늘도시 A34블록에 아파트를 지은 동보주택건설은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영종하늘도시의 입주 저조로 잔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압박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동보는 동탄2신도시에서 3차 합동분양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번 법정관리로 합동분양을 포기해야 했다. 지난 주말동안 3만여명이 내방한 동탄2차 3차 분양에서 유일한 시범단지로 가장 큰 인기가 예상됐지만 영종에 발목이 잡혀 시공권을 넘겨야했다. 회사로써는 안타깝게 기회를 놓친 셈이다.
현재 영종하늘도시에서 준공 승인된
현대건설(000720)(A45블록),
한라건설(014790)(A44블록), 우미건설(A30, 38블록), 한양(A36블록) 등 7개 아파트 단지의 입주율은 평균 2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들 역시 잔금 미납입에 따른 자금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민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사기 분양, 부실 시공’을 이유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잔금과 상당수 중도금도 받을 수 없고, 패소할 경우 분양금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
인천지법은 지난달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수분양자 2099명이 5개 시공사와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낸 분양계약 해제 및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입주민들의 재산상 손해가 인정된다"며 분양대금의 12%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와 입주민들은 각각 항소심과 신규소송을 준비 중이다.
◇입주 9개월이 지난 영종하늘도시의 휴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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