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효성중공업..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조현문 전 부사장 사임..후임 아직 미정
"공백 크지 않다"..흑자전환 위해 저가수주 물량 소화 주력
2013-03-12 17:45:24 2013-03-12 17:47:54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조석래 효성(004800)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前) 부사장(사진)이 사임함에 따라 수장을 잃은 중공업 부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효성의 7개 사업부문에서 중공업은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해야 하는 사업부문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4분기 그룹 전체 매출 3조417억원 가운데 24.6%인 7497억원을 담당할 정도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수장 공백 크지 않다"..후임은 아직 미정
 
12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2006년부터 중공업 PG장을 맡아 지난 7년간 매출을 282% 끌어올리는 동시에 누적 수익 1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돌연 PG장을 포함해 그룹 내 전 직함을 내려놓고 효성을 떠나면서 효성 내부에선 후임자 물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장의 장기적인 공백이 사업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에선 적자구조 탈피에 적극 나설 여력이 없다는 시각이다. 적자 탈출을 위한 '모험'보단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 전체를 책임지는 인물이 있냐 없냐의 차이는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면서 "총수 일가가 사업부를 맡았을 때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겠지만 수장 공백 상태에서는 안정만을 추구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후임으로는 총수 일가인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 사업부 내 백흥석 전력 PU장 부사장, 이정규 기전 PU장 부사장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중공업 사업부 내 퍼포먼스 유닛(PU)장들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맡아와 경영 공백이 거의 없다"면서 "현재 후임 PG장으로 누가 오게 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흑자전환 위해 저가수주 물량 소화에 주력
 
비록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지만 중공업 부문의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 수주 물량은 계속 소화해 나가며 적자 규모를 줄인다는 게 효성의 전략이다. 지난해 4분기 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분기(546억원)보다 243억원을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조를 실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체 수주 물량이 2조원에 조금 못미쳤는데,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이라며 "이는 저가 수주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회사 정책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1일에 들려온 총 930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공화국 전력 프로젝트 수주도 손해보는 수주는 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 쪽에서의 수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프리카는 전력 인프라 구축이 시급해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는 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는 앞으로도 아프리카 시장에서 더 많은 수주 소식이 들려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실적이 나오는 수주만 하겠다는 전략은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력 시장은 고정비 부담이 많은 사업인데, 수주 물량이 줄게되면 그 고정비 때문에 실적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수주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고정비 부담 때문에 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며 "아무리 이익이 많이 나는 사업이라도 수주 물량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면 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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