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거래소, 공시 정보 관리 허술"
2013-03-14 17:41:27 2013-03-14 17:43:46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로부터 입수한 미공개 공시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공기업 대상 감사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는 공시 전 상장법인이 제출한 미공개 자료를 공시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시장운영부서 직원도 볼 수 있도록 운영해왔다. 이 경우 정보를 미리 파악한 직원이 주식 거래에 이를 악용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실제로 한 코스닥시장운영부 직원은 공시 전 입수한 미공개 정보를 지인에게 제공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2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공시 전 상장사로부터 공시 신고서를 모사 전송(팩스 전송)으로 받아 담당자가 미리 검토해온 관행도 지적됐다.
 
거래소는 공시신고서를 제출한 345개 법인 중 156개 법인(45.2%)으로부터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모사 전송 방식으로 661건의 공시 자료를 받았다. 이 중 해당 종목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공시는 36%에 달한다.
 
감사원이 모사전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모사 전송 후 공시까지는 평균 2시간 50분의 시간이 걸렸다. 길게는 18일까지도 소요됐는데 그 과정에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17% 상승한 사례도 있다.
 
모사 전송으로 받은 자료에 대한 기록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담당자가 사전 검토 후 자료를 그대로 파기한 일이 문제가 됐던 것.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나온 후 거래소 이사장에게 공시신고서 내용 조회는 업무상 최소한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며 "아울러 공시 신고서 접수 전 모사전송으로 받는 일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자료는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는 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상장법인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후심사 기간을 지나 공시를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최종적으로 상장이 취소된 150개사의 경우 상장 진행 과정에서 주식을 불필요하게 보호 예수해 수수료 7억원 가량을 부과받았다며 이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거래소에 통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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