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내부자료가 공개된 이후 사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원 원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참여연대는 특별검사 임명을 통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진상조사위원회(국정원 진상조사위)'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원장에게 이른바 '원장 지시·강조' 발언의 사실여부를 포함해 10가지 항목에 대한 답변을 이달 말까지 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어제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이 담긴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이 공개된 이후 원 원장을 고발하려 했지만, 사실여부 등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공개질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정원 진상조사위가 원 원장에게 답변을 요청한 항목은 ▲국정원장 지시·강조 발언의 사실 여부 ▲4대강 등 MB정부 치적 홍보와 종북세력의 관련성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젊은층 우군화' 활동 ▲심리전단의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조직적 홍보성 댓글 ▲친북사이트와 종북세력의 기준 등이다.
진상조사위는 원 원장의 답변을 받은 뒤 검찰 고발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단체도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정권 이후 실정법까지 어겨가며 노골화된 정보기관의 정치공작은 명백한 국기문란 행위로 원세훈 국정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즉각적인 구속수사와 정치공작, 여론조작 활동에 관계된 모든 인사들을 발본색원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은 물론 여타의 모든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와 전모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보기관이 또다시 국민여론을 조작하는 국기유린의 범죄행위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원 원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국정원 전체가 국내정치에 관여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ㆍ주문한 것은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특별검사 임명을 통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댓글을 쓴 국정원 직원 김모 씨의 활동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국정원이 원 원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이며 지속적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해 왔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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