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악 수준을 벗어났다. 다만 8개월 연속 적자 행진은 계속됐고 수출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21일 일본 재무부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777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8385억엔 적자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달 사상 최고수준에 달했던 1조6300억엔 적자에서도 개선됐다.
하지만 수출은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이 기간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한 5조2800억엔을 기록했다.
1월의 4조799억엔보다는 늘어났지만 두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7% 줄어들 것이란 예상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 개선 효과는 아직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달러 엔 환율은 작년 11월 아베 신조 총리의 집권이 확실시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13% 가량 절하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은 5.7% 증가한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15.8% 급감했다. 영유권 분쟁에서 시작된 무역 갈등이 6개월 가까이 지속된 영향이다. 중국이 지난달 일주일 간 춘절 연휴를 지낸 점도 대중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도 경기 침체 영향에 9.6% 줄었다.
수입은 11.9% 증가한 6조600억엔에 달했다. 천연액화가스(LNG) 수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예상치 15.8% 증가는 밑돌았다.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저의 긍정적 효과인 수출 개선은 아직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엔화 약세가 오히려 수입 물가를 높이고 무역 적자폭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엔저 효과는 수입물가 상승에 빠르게 반영된 반면 수출 증대 효과는 보통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무역 적자가 한동안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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