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前총장, 최재경 중수부장 감찰내용 야당에 제보"
박지원 의원, 채동욱 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밝혀
2013-04-02 12:33:09 2013-04-02 16:43:1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발생한 이른바 검란사태 당시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내용을 야당의원들에게 제보했다는 언급이 나왔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은 2일 열린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채 후보자에게 "(검란 당시) 한 전 총장이 후배 고위 검찰간부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고 그 감찰 내용을 야당의원들에게 제보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채 후보자에게 "당시 한 전 총장은 대한민국 검찰총장으로서 자기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자기 부하의 비리를 야당의원에게 제보했는데 이 것이 옳은 일이냐"며 "그것은 정의롭지 않다. 그런 내용은 검찰에서 수사할 일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채 후보자는 한 전 총장의 감찰지시는 알고 있었다면서도 이 사실을 야당의원들에게 제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한상대 前검찰총장(왼쪽)과 최재경 前중수부장
 
'뇌물검사 김광준' 사태 등으로 어지러웠던 지난해 11월28일 한 전 총장은 최재경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을 감찰본부에 지시했다. 김 부장검사와 대학 동기인 최 중수부장이 김 부장에게 언론대응 방향 등 부적절한 조언을 해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게 이유였다.
 
최 부장은 즉각 "총장과의 의견 대립으로 감찰이 시작됐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입장표명을 통해 "검사 수뢰사건, 성추문 사건 이후 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오늘의 감찰조사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튿날 대검 감찰본부는 최 중수부장과 김 부장간 오간 문자메시지 내역을 매우 이례적으로 공개했고, 같은 날 대검 간부들이 중수부 감찰 반대와 한 총장의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검란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한 총장은 검찰개혁안을 마련해 발표를 강행하고 대통령에게 신임을 묻겠다며 버텼으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등을 포함한 고위 검찰 간부들의 거듭된 사퇴요구가 이어졌다.
 
그 다음날인 11월30일 한 총장은 개혁안 없이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최 중수부장도 같은날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며칠 후인 12월3일 대검은 최 중수부장의 사표를 반려했고, 이어 전주지검장으로 보임했다. 한 전 총장은 같은 날 "오만이라는 내부의 적에게 졌다"는 말을 남기고 퇴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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