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홈플러스, '상생이행' 기만적'"..주변상인들 '반발'
첫 '협의체' 가동.."망고·순대 안팔기로 하고 냉동제품 판매"
2013-04-12 14:31:26 2013-05-05 13:10:59
[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합정 홈플러스가 개점한지 한 달여만에 주변 망원시장 상인측과 '상생협의회'를 열었다.
 
대형마트가 주변 전통시장과 매달 협의회를 열기로 한 것은 첫 사례여서 주목받았지만, 협의회 자체는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생 약속'의 핵심인 판매제한품목의 이행문제를 놓고 양측이 공방만 벌인 것이다.
 
홈플러스 합정점 관계자와 망원시장상인회 측, 그리고 마포구청은 지난 11일 망원시장 내에서 상생협의회를 열었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등 인근 상인들의 반대로 문을 열지 못하다가 마포구청 등의 중재 끝에 망고와 순대 등 15개 품목을 팔지 않고 단독 광고를 자제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하고 지난달 14일 문을 열었다.
 
 
이때 매달 둘째주 목요일 양측이 만나는 상생협의체도 운영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첫 회의가 이날 열린 것이다.
하지만 망원시장상인회측은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 합정점이 판매제한 품목인 망고와 순대를 냉동망고와 냉동순대로 판 행위와 망원시장 인근까지 광고를 한 것이 '약속 위반'이라고 반발하는 등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상인회 "냉동순대·망고 판매는 약속위반"
 
망원시장상인회측은 우선 홈플러스가 판매하는 냉동망고·통조림망고와 냉동순대도 판매제한 품목인 망고와 순대에 해당한다며 판매제한을 요구했다. 망고의 경우 냉동망고와 통조림망고도 수분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망고로 봐야 한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애초에 생망고와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조리된 순대만 판매제한 품목으로 합의한 것이니만큼, 냉동 제품을 판매하는 건 약속 위반이 아니라고 맞섰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망원시장상인회측과 망고와 순대 등 15개 품목을 판매하지 않기로 협의하고 출점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판매하는 냉동망고다.
 
양측은 이렇게 설전을 벌이다가 홈플러스측이 "본사에 보고 후 답변을 주겠다"고 하는 선에서 논쟁을 봉합했다 .
 
상인회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냉동망고·통조림망고와 냉동순대를 망고와 순대의 범위에 포함시켜 판매제한을 해야 한다"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상생 약속을 정면으로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망원시장에서 분식집을 하는 한 상인은 "홈플러스가 순대를 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합정점을 열었는데 냉동순대를 파는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생협약식에서 판매제한하기로 합의한 품목은 생망고와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조리된 순대로 알고 있다"며 "상인회측과 합의한 순대와 생망고는 팔지 않은만큼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전단지 배포도 가능구역 정해야"
 
망원시장상인회측은 홈플러스 합정점이 개점후 망원시장 근처까지 광고지를 배포한 행위에 대해서도 약속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양측은 지난 2월27일 상생협약을 맺으면서 홈플러스 측 단독 광고를 자제하기로 한바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홈플러스 합정점이 전단지를 배포할 수 있는 구역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논의를 했고, 홈플러스측이 이 문제에 대한 논의결과를 본사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약속 위반은 누가?..시민들 "글쎄~"
 
소비자들은 냉동순대와 냉동망고가 판매제한 품목인 순대와 망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홈플러스 합정점을 방문한 한 시민은 "냉동순대나 냉동망고도 순대나 망고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홈플러스가 이렇게 냉동망고와 냉동순대를 팔면 망고와 순대를 파는 것과 같은 피해를 시장에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냉동순대와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순대는 소비자 입장에서 다르다"며 "냉동순대와 순대를 같은 범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냉동망고와 생망고도 용도가 다르니 같은 범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생협의회에 참가한 마포구청 관계자는 "양측이 판매제한 품목의 범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양측이 잘 합의해 상생하도록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상생협약식에 참여해 홈플러스 합정점과 망원시장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정청래 민주통합당(서울 마포구을)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는 시장상인들의 문제제기가 정당하다고 본다"며 "상생협약 정신이 실현되도록 더욱 더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망원시장상인회측과 망고와 순대 등 15개 품목을 판매하지 않기로 협의하고 출점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판매하는 냉동순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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