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일만큼 줄였다'..정부만 바라보는 증권사들
"업계, 금리 방향 ·자본시장법에 주목"
2013-04-12 13:52:10 2013-04-12 13:54:3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한 차례 '어닝쇼크'를 맞은 증권업계가 지점·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올해 1~3월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저하는 내부보다 외부 요인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증권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정책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증권사 중 실적 추정치가 제시된 9곳 중 7곳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3개월 사이 10~100% 줄었다.
 
 
 
당초 증권업계는 3분기를 저점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는 4분기부터는 거래대금이 다시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4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8600억원 수준으로 오히려 줄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전체 수익 중 거래 수수료가 60~70%를 차지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이유다.
   
최근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은 외부 영향이 컸다. 올해 키프로스 사태와 북한 리스크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아울러 해외 증시가 상승해도 국내 증시는 하락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장기화 현상도 한 요인이다.
  
증권사들이 자구책을 동원한다고 해도 이 같은 수익 감소분을 만회할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 때문에 정부 규제와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6개월째 동결했다. 금리인하 당위성을 내세우며 연일 보고서를 내놨던 증권사들로서는 아쉬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하는 채권평가 이익을 통한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7~10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 낮추면서 12월 국고채 3년물의 평균 금리는 2.85%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체 증권사들의 자기매매손익이 3조34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33.8% 떨어졌던 것을 일부 보전한 셈이다.
 
이번 금리 동결은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대금 감소로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기대감이 컸던 만큼 증시에 부정적인 재료"라며 "한국은행과 정부의 엇박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시장을 누를만한 요인은 아니므로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2년 넘게 국회에 묶여 있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증권사들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이 개정안에는 국내 증권사에 IB 업무를 허용하고 대체거래소(ATS)를 설립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원안에 비해 기업 여신 제공 한도가 4분의 1로 줄었고, 자본규제 완화도 퇴보됐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심리는 개선되겠지만 재무제표를 가시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안좋아도 너무 안좋아서 내부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며 "이처럼 사정이 어려운 것은 외부 요인이 더 많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나 정책 믹스 등에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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