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들이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과도한 부담을 받는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놔,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법안처리 등에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국회 상임위 차원이지만 공약 내용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다”며 “과도한 대기업 때리기로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확대, 납품단가조정 협의권 부여 등이 담긴 하도급거래 공정화법과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개하는 자본시장•금융투자업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올려놨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6인 협의체를 구성하고 21개 경제민주화 법안, 9개 직업 환경 개선 법안 등을 6월 국회까지 처리하는데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실한 투자자에 대해서는 적극 밀어주고 뒷받침하고 격려하는 것이지,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나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국회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은 대기업들에게 투자 확대를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현재 상장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52조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10%만 투자해도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의 세출 확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기업 투자를 강조했다.
또 다음달 초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전경련 회장단과 회담을 위한 포석으로 경제민주화 법안 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서 선거 때는 이해가 되지만 아직도 대기업에 대해 무조건 문제가 큰 것처럼 기업 의욕을 꺾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주장한 진실성이 의심된다”며 비판했다.
이언주 민주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강화인 공정거래법에 대한 것이라면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의 필요성, 절실함에 대한 인식부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입법권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미리 언급해서 논의를 앞둔 여당에 압력을 가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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