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제약업계 한숨만..다국적 '철수설' 대두
복지부 내주 새 약가인하 정책 ‘약가연동제’ 발표 예정
2013-04-16 14:26:28 2013-04-16 14:29:11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보험등재의약품목록 정비사업 일환으로 7800억원, 지난해 일괄 약가인하 조치로 1조7000억원 약가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새 약가인하 조치인 '사용량 약가 연동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제약업계를 향한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몇몇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철수설까지 언급하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약가 인하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된 국내 제약사들마저 경영위기를 하소연하며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또 사용량 약가 연동제 시행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약산업 육성 정책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가 연합전선을 형성, 정부에 대항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임원은 16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은 건보 재정을 메우기 위한 술책이란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왜 제약업계가 정부 재정을 메꿔야 하느냐”며 “이제 ‘약만 팔아서는 답이 없다’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를 향한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는 조만간 새 약가인하 정책 ‘약가연동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로 최근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눈독을 돌리고 있다. 현대인의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과 건강(장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한독약품(002390)은 최근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홍삼과 오메가3 함량을 업그레이드한 ‘홍오메가XO’를 출시했고, JW중외제약(001060)은 쏘팔메토와 복합영양소가 함유된 ‘복합 쏘팔메토 프리미엄’을 내놓았다.
 
일양약품(007570)은 40~60대 중장년 여성을 상대로 개별인정형 건식 ‘자아궁보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동아제약은 성인용 기저귀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상황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들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가 시행되면 직격탄은 오리지널 제품이 맞을 공산이 크다. 다국적 제약사들로서는 손에 든 '창'을 잃는 셈이다.
 
사정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시장 철수설까지 거론하며 방편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국적 제약사 한 임원은 “본사에서 혁신 신약을 출시했음에도 적절한 약가를 못 받으면 한국시장에서 철수시킨다는 압박 카드를 내밀고 있다. 세계시장에 비해 규모가 너무나도 적어 (철수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철수 문제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제약 시장(2012년 IMS데이터 기준)은 1000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한국시장은 약 10조원 규모로,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채 1%밖에 안 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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