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전화 진찰' 통한 처방전 배부..범죄 아냐"
2013-04-17 06:00:00 2013-04-17 06:00:00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의사가 전화를 통해 환자를 진찰한 경우도 '직접 진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화 진찰을 통한 처방전 배부도 정당한 진료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자신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에게 처방전을 제공한 혐의(의료법 위반)등으로 기소된 의사 신모씨(48)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법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규정에서 '자신이' 진찰한다는 대목을 진찰의 내용이나 진찰 방법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전화나 화상 등을 이용해 처방전 등을 발급한 것을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첨단 기술의 발전 등으로 세계 각국은 원격의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신씨는 '살 빼는 약'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의사를 직접 대면해 진료를 받지 않고 종전의 처방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을 구입하고자 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신씨는 이전에 병원을 방문해 살 빼는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다시 같은 약을 찾을 경우, 전화 통화를 통해 환자들을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급해 미리 지정된 약국에서 살 빼는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적발한 검찰은 신씨와 약국운영자 손모씨(44)를 "처방전 알선의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담합행위를 했다"며 기소하고 신씨에 대해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신씨와 손씨에게 각각 벌금 250만원과 벌금 300만원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신씨와 손씨의 담합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신씨를 벌금 200만원에, 손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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