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거래세 감면 기준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여야가 지난 16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핵심 과제에 대한 팽팽했던 이견 대립은 우선 일단락 됐다.
하루 사이 강북·수도권·지방 역차별 논란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강남권 소형 주택을 배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6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취득세를 면제받도록 면적 기준을 없애고 양도소득세 감면 기준은 '9억원 이하, 85㎡ 이하'에서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로 완화해 수혜 대상을 넓혔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감면 기준 완화로 수혜층이 대폭 넓어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양도세 금액기준을 6억원으로 낮췄지만 '또는' 규정을 도입해 85㎡ 이하 주택은 금액에 상관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17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은 665만6714가구로 전체 주택(696만9046가구)의 95.5%에 달한다. 정부 원안인 '9억 이하, 85㎡ 이하' 기준을 적용했을 때(557만6864가구, 80%)보다 수혜층이 20.4%, 약 108만 가구 늘어나는 것이다. 단 이 중 다가구주택자가 매도하는 주택은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4.1부동산 종합대책 주요 현안
◇분양가 상한제·양도세 중과 폐지 합의 남아..'여야 이견 커'
부동산 거래세 면제 기준에 대한 여야정 합의로 4.1부동산 대책의 핵심 내용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된 모습이다. 하지만 상임위 논의와 최종 입법 과정이 남아 있어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안과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 또 다른 핵심 현안에 대한 합의 여부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대책 후속입법과 관련, 여야 협의단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단기보유 중과 완화 등은 상임위에서 추가로 논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당론이 엇갈려 조속한 합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발표한 4.1부동산 대책 원안대로 분양가 상한제는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양도세 중과세는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투기가 과열됐던 시기에 도입된 규제인 만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현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분양가 상한제·양도세 중과세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것보다 후분양제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다주택자 문제는 양도세 감면보다 준공공임대주택 활성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효과에 대한 분명한 분석 자료가 제시될 때 후분양제와 함께 논의해볼 수 있다며 대화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양도세 '역차별 논란' 불씨 여전..거래 활성화 효과 '제한적'
여야정이 합의한 양도세 감면 기준이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역에 따라 주택 시세가 크게 벌어지는데 가격 기준과 면적 기준을 동시에 적용해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반포 래미안 85㎡ 형은 13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 아파트임에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보는 반면 수도권·서울의 중대형 아파트는 6억원을 넘으면 혜택에서 제외된다"며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면적 기준을 폐지하거나 1세대1주택자가 매도하는 주택은 모두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여야정 합의에 따라 95%에 달하는 기존주택이 양도세 면제 대상이 됐는데 나머지 5%를 수혜층에서 배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한시적 감면안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격·면적 기준을 없애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이번 여야정 합의로 정부가 커다란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양도세 감면 헤택은 주택 가격이 올라 양도 차익이 발생했을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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