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두산캐피탈의 유상증자 결정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부실화 등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데다 자산건전성이 미흡한 상황에서 이번 유상증자 결정이 자본완충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은 지난 22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700억원의 우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이사회 결의가 이뤄졌으며, 주금납입은 오는 6월7일에 단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두산캐피탈은 부동산 PF대출, 선박리스 등 거액여신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101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 16.5%, 요주의이하여신비율 26.3%를 나타내고 있는 등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
또한, 순손실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지난해 말 현재 레버리지배율(총채권/자기자본)이 13.6배로 상승하고, 조정자기자본비율이 6.4%로 하락해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상 경영개선권고 수준(7% 미만)에 해당하는 등 자본완충능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회사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FI 2실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 시현, 자본완충력과 자산건전성 저하,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부정적 영업환경 등은 두산캐피탈에 부여된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의 자본이 유입될 경우 조정자기자본비율이 10%를 상회하고, 레버리지배율도 10배를 하회하는 등 자본완충력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수석연구원은 "부실채권에 대한 적극적인 자산클린화가 이루어진 점 등을 감안하면 두산케피탈의 유상증자는 동사애 부여된 신용등급을 지지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석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도 "두산캐피탈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로 자산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됨에 따라 신용위험이 높은 부동산 PF대출과 선박리스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 700억원이 완료되면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두산캐피탈이 진행중인 유상증자의 진행상황을 포함한 영업상황과 실적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두산캐피탈이 추진중인 유상증자 절차의 원활한 진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최종 자본확충 규모, 최근 영업상황과 실적, 자산건전성 추이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도 "두산캐피탈의 최종 유상증자 규모, 증자 참여주주 현황 등 회사가 진행중인 유상증자의 진행상황을 검토해 회사의 자본적정성 제고 정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의 두산캐피탈 지분 매각이 지연됨에 따라 회사의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증가된 것과 관련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가 제한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 제2항 제5호에 따라 일반지주회사인 두산그룹은 지난해말까지 보유 중인 회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현재 지분 매각을 완료하지 못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대주주인
두산중공업(034020)와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등은 공정거래법상 시한 내 지배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인수자와 인수시기가 불투명한 상태"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사의 주주사에 기한 내 계열분리 불이행에 따른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두산그룹은 2012년 말까지 보유 중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면서도 "지분 매각이 완료되지 못하면서 회사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며, 지분 매각 진행상황이 회사의 영업적, 재무적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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