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대만펀드가 올들어 15%의 수익을 내며 글로벌펀드 가운데 숨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일본펀드가 30.43%, 북미펀드가 11.02%, 신흥아시아펀드가 11.92%의 수익을 낸 가운데 대만펀드는 14.72%의 수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펀드 중 두번째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만은 중국과 미국 등의 수출의존도가 높은만큼, 글로벌 경기를 잘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만펀드, 최근 1년간 25% 수익..펀드수는 3개 불과
대만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4.73%에 달해, 일본(36.11%)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북미(13.88%)와 신흥아시아(20.84%)를 넘어섰다.
대만펀드와 같은 중화권인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중국펀드가 연초이후 4.17% 손실을 냈고, 최근 1년간 수익률이 3.13%에 그쳤다는 점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만펀드의 펀드수나 설정액 규모는 타 글로벌 펀드에 비해 굉장히 미약한 상황이다. 대만펀드의 종류는 3개, 설정액은 27억원에 불과하다.
일본펀드의 수는 34개, 설정액은 5101억원이다. 북미펀드 22개의 설정액은 2153억원, 신흥아시아펀드 27개의 설정액은 3057억원에 달한다.
ING타이완증권 펀드는 연초이후 14%대 수익을 냈지만 5억9600만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1년과 3년간 수익률은 각각 24%대와 13%로 양호했지만, 3년동안 97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미래에셋타이완디스커버리 펀드와 한국투자타이완 펀드는 7%대 수익을 낸 가운데, 소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대만펀드 수익률(4월25일기준)
(자료=에프엔가이드)
◇대만펀드, 수익률 완만한 상승전망..분산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대만펀드의 수익률이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성이 있는 해외펀드인 만큼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ING타이완증권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영열 펀드매니저는 "대만은 전기전자(IT) 부품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요 수출국인 미국 등의 경기전망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매니저는 "일각에서 2분기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도 있지만 이미 선반영됐다"며 "대만시장도 이에따라 완만하게 따라올라 가겠지만,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IT비중이 높은 대만시장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하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시장은 그간 부동산이나 은행위주로 부진했지만 IT쪽은 양호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내수부양 정책으로 가전제품이나 반도체 수요가 꾸준할 것 같지만, 최근들어 중국 자체의 생산능력이 늘어나면서 대만에 대한 의존도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보다는 대만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수는 있지만, 대만 자체의 성장이나 기업이익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본다면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리스크에 주목했다.
장 연구원은 "대만은 중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면은 덜하지만, 중국이나 인도처럼 경제규모가 크지 않아 리스크가 발생하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세안 쪽 분산투자가 더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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