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65개 부스가 빼곡히 들어차는 과천 경마공원의 직거래장터가 오는 2016년엔 전국 10개소로 늘어난다.
정부는 그와 비슷한 규모의 직거래 장터를 현행 1개에서 3년 뒤 10개로 늘리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직매장은 현행 30개에서 3년 뒤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추진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 공약한 유통구조 개선의 첫번째 대책으로 ▲직거래 유형별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 ▲새로운 직거래 발굴, 확산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법률(가칭)' 제정을 통한 제도기반 마련 등 크게 세 가지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정부는 직거래 붐이 확산되도록 올해 배정된 예산 113억원에 추경예산 110억원을 별도 확보해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단 의미다.
◇꾸러미사업 지원..직매장 확대
정부는 먼저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주 또는 격주 단위로 농산물 10여 품목을 박스에 담아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꾸러미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30개에 이르는 직매장을 2016년까지 1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꾸러미 사업'에 대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게 중요한 만큼 도농교류 행사를 지원하고 꾸러미 박스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며 통합배송을 통한 택배비 단가 인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스 재활용과 통합배송 체계 구축은 올해 안으로 추진방안을 마련해 당장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직매장의 경우 정부는 좋은 장터 입지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판단, 지자체 협조 아래 주차장과 편의시설이 구비된 공공시설을 우선 활용하되 추가로 부스와 판매대가 필요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직거래 등 새로운 유형 발굴
정부는 새로운 유형의 직거래도 적극적으로 발굴, 확산시키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지자체가 주관하는 직거래 장터를 위주로 지원했다면 앞으론 민간 차원의 직거래 장터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매년 10월 '직거래 페스티벌'을 열어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직거래 방식을 소개하고 소비자 투표를 거쳐 우수 직거래 사업자에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직거래 주체를 농협 등 기존 생산자단체 중심에서 벤처기업과 전통시장까지 포함시켜 저금리의 정부 융자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밖에도 최근 늘고 있는 대형마트와 농민단체의 로컬푸드 계약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학교급식에 일부 적용 중인 식자재 직거래를 일반 수퍼마켓으로 확산시키는 사업도 추진된다.
또 ▲직거래 매장 전용 체크카드 출시 ▲직거래 지원센터 설치, 운영 방안도 사업내용으로 검토 중이다.
직거래 이용과 별개로 아예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직거래 구매단'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존 소비자 중심의 직거래 대책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하는 내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거래 활성화, 법 제정으로 뒷받침
농식품부는 이같은 사업과 지원계획을 제도적으로 못박기 위해 2014년 법률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가칭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법률'을 만들어 지원근거 등을 마련하고 '직거래 인증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직거래를 이용하면 농산물 가격이 당장 10~20%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것이 인근 점포로 전이돼 판매가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부측 계산이다.
다만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정책은 이전 정부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실패한 전례가 있어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최희종 농식품부 실품산업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에 대해 “목표 물량을 정해놓고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거래 유형별로 맞춤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자생적으로 생겨난 직거래를 지원범위에 포함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현장방문 경험과 해외 사례를 적극 참고했다"며 "법 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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