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올초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앞두고 '먹방'이라는 용어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 하정우가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서 먹성 좋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자주 선보였던 게 또 한 번 인구에 회자된 것이다. '먹는 방송'을 줄여 부른 '먹방' 열풍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하정우는 '베를린'에서도 눈길을 끄는 '먹방' 연기를 선보였지만 본편에서 최종 편집되는 불운(?)을 겪었다. 음식도 외롭게 먹어야 하는 주인공 캐릭터와 맞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결국 영화사는 3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하정우 먹방' 영상을 인터넷상에 공개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하정우의 뒤를 이어 '먹방'의 대세로 떠오른 이는 바로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 군이다. 윤후 군은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과도한 식탐을 드러내며 뭐든 맛있게 먹는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보는 이들까지도 군침이 돌게 만드는 윤후 군의 먹성은 연일 방송가를 뜨겁게 달궜다. 급기야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는 방송인 김성주가 새롭게 고안한 '짜파구리'를 크게 히트시키며 농심 짜파게티 모델을 꿰찼다. 윤후 군의 '먹방' 효과로
농심(004370)의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를 기폭제로 방송계와 연예계에선 '먹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해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시즌3'가 '야간매점'이라는 코너를 선보여 예능과 먹거리의 결합이라는 푸드버라이어티 영역을 구축한 가운데 '먹방' 열풍을 타고 시너지를 내고 있다. 스타들이 즐겨먹는 초간단 레시피를 알려주는 이 코너가 방송될 때마다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이날 소개된 메뉴가 장악을 하게 된다.
또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윤후 군의 '먹방'을 화제로 올리고 있다. MBC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바로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이야 말로 '먹방의 원조'라며 '먹방'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최근엔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외국인 출연자 샘 해밍턴이 '먹방'의 종결자로 불리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연기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여주인공 이민정은 치킨을 꾸역꾸역 입안으로 집어넣는 '먹방'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영화계도 오는 30일 개봉하는 '쉐프'가 '먹방' 열풍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먹방' 열풍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너도나도 '먹방'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먹방'이 유행이 되면서 일부에서는 이를 의식적으로 접근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뭐든지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과도하면 자칫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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