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3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석달동안 2조원의 부실채권이 증가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46%로 지난해말 1.33%보다 0.13%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전년말 18조5000억원보다 2조원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16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여신 부실채권은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채권은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1.79%로 전년말(1.66%)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및 STX건설, 썬스타 등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신규부실에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채권단 자율협약 논의가 진행중인 STX 그룹의 경우 금융권 총 여신이 13조원에 달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앞으로 더 올라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TX 그룹 여신이 요주의 등급이면 7%, 고정이하 등급으로 떨어지면 금융권에서 최소 20%의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며 "다만 금융권이 일정부분의 대손준비금을 미리 쌓아놔 충당급 적립 규모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13%로 지난해말 1.97%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주택경기 부진 및 소득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말(0.69%)보다 0.09%포인트 상승하며 0.78%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 상승폭은 이보다 작은 0.07%포인트로 부실채권비율은 3월말 현재 0.72%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다소 낮아졌던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다시 큰폭으로 올랐다. 3월말 현재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1.67%로 전년말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1분기 중에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은 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6조3000억원보다 감소했지만 전년동기(5조4000억원)보다는 늘었다.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크게 줄었다. 1분기중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9조6000억원)보다 5조9000억원 줄었다. 다만 전년동기 3조3000억원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전분기 대비 건설업 및 부동산·임대업의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하면서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며 "집단대출 분쟁 지속 및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로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도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 조선업과 건설업 등 경기민감업종과 가계, 개인사업자 여신 등 취약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엄격한 자산건전성 분류를 지도할 계획이다.
또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추가대손준비금을 적립토록 유도해 주택가격 하락에 대비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은행권의 부실채권 발생현황 및 수익현황 등을 고려해 부실채권비율 목표치를 정할 것"이라며 "기업여신에 잠재위험이 내재해있고 수익률도 좋지 않아 지난해(1.3%)보다는 목표비율이 다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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