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세계적인 명문 클럽으로 이끈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튼 감독이 선임됐다. 모예스 감독은 올 시즌 에버튼의 남은 두 경기를 이끌고 오는 7월1일부터 맨유 감독에 오른다.
퍼거슨 감독과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인 모예스 감독은 선수로서는 업적이 크지 않다. 1980년 스코틀랜스 셀틱의 중앙 수비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모예스 감독은 1999년 프레스턴 노스 엔드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모두 7개팀(케임브리지 유나이티드, 브리스톨 시티, 슈루즈버리 타운 등)을 거쳤다. 선수시절 통산 성적은 '535경기 출전, 46골'.
모예스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한 때는 선수 생활을 하던 지난 1998년 1월이다. 선수로서 뛰던 프레스턴 노스 엔드가 잉글랜드 리그2(4부리그)에서 강등될 위기에 놓이자 구단이 모예스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사령탑에 오른 모예스 감독은 위기에 빠진 소속팀을 구한 것은 물론 리그1(3부리그)로의 승격 팀을 선발하는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뒀다. 비록 팀은 승격되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모예스 감독의 지도력은 널리 알려졌다. 퍼거슨 맨유 감독이 "1998년 우리는 모예스 감독에게 코치직을 제안하는 것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언급한 당시 시점도 이 무렵이다.
결국 모예스 감독은 다음 시즌(1998~1999시즌)에 팀을 리그1으로 승격시켰다. 에버튼은 그 지도력을 높이 샀고, 결국 2002년초 전격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인 에버턴의 지휘봉을 휘두르게 됐다.
모예스 감독이 에버튼 감독으로 선임될 때는 시즌 중으로 에버튼이 리그 18위로 강등을 앞뒀을 때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이 취임한 이후 에버튼은 남은 9경기에서 4승1무4패 성적을 거두며 리그 15위로 강등 위기를 면했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튼 감독으로서 세번째 시즌인 2004~2005시즌에 에버튼을 리그 4위에 올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넉넉치 못해 에버튼은 유력 선수를 영입하지는 못했지만 모예스 감독의 지휘 덕택에 중위권 이상 성적은 꾸준히 유지했다.
다만 이 당시 에버튼 소속이었던 웨인 루니와 불화를 겪어 루니를 끝내 내보내기고 했다. 소송까지 진행됐던 당시 불화는 모예스 감독이 맨유 감독으로 선임되자 루니가 맨유를 떠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아직 이어져오고 있다.
모예스 감독의 최대 강점으로는 젊은 유망주 발굴이 꼽힌다. 여름 휴식기에 리저브리그 경기장을 직접 살피면서 유망주를 선발하고 에버튼으로 영입해서 숨은 잠재력을 이끌어낸다. 모예스 감독은 과거 인터뷰 중 자신이 직접 좋은 선수를 살피기 위해서 600㎞ 이상의 장거리 운전을 했던 것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예스 감독에 대해 퍼거슨 감독은 "(모예스 감독의) 실력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다"면서 "에버튼에서 굉장한 일을 해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능력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맨유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맨유, 리버풀, 아스날, 첼시의 '빅4 체제' 아성을 무너뜨리며 에버튼을 신흥강호의 반열에 올린 모예스 감독의 성적은 '425전 172승 123무 130패'로 나쁘지 않다. 감독생활 전체로는 '516전 217승 139무 160패'.
모예스는 잉글랜드 리그 감독들이 직접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상(LMA Awards)을 가장 많은 3차례(2002~2003,2004~2005,2008~2009) 수상했다. 이 상을 3차례 수상한 감독은 퍼거슨과 모예스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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