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4.1부동산대책과 더불어 한국은행이 안겨준 기준금리 인하란 깜짝 선물의 최대 수혜자는 강남도, 건설사도, 실수요자도 아닌 바로 은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수자는 향후 집값 하락 우려, 지자체는 세수 경감 부담을 안고 있지만 은행은 정부 보증하에 안전하게 대출 상품을 팔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1부동산대책에 따르면 올해 안에 신규주택이나 미분양 주택, 1주택자로부터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기존 주택 등을 매입할 경우 해당 주택에 한해 5년간 양도세가 면제된다. 또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가 면제된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에 대해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은행권 자율로 적용하고,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도 70%로 완화했다. 은행 대출 문을 활짝 열어준 셈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세제 혜택에 힘입어 서울의 경우 4월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4% 증가한 5908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평균 4.51% 하락하며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는 증가했지만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주택 거래 중간에서 은행권은 대출 판매를 늘리며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기지론양도를 포함한 4월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3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4.1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 등에 따른 주택거래 증가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4.1대책의 렌트푸어 지원방안 역시 은행은 손해를 보지 않고 대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목돈 안드는 전세 제도는 대출이자를 세입자가 납부하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해당액을 본인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세입자의 연체 리스크는 정부가 직접 나서 공적기관 보증을 통해 방지해 주기로 했다.
은행은 대출 이자에 대한 연체 위험을 정부에 떠넘기고 안전하게 대출 상품을 팔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정부는 집주인에 대해 DTI를 은행 자율에 맡기고 LTV도 70%까지 완화해 대출 규모를 키워주기까지 했다.
부동산시장 구조 변화로 4.1부동산대책에 따른 시세 차익 실현이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점쳐지고, 각 종 세금 감면에 지자체의 세수 부족 우려는 여전한 가운데 은행만은 위험없이 '돈놀이'(?)를 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까지 단행되며 은행은 자금 조달 비용을 줄여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시장에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상황까지 조성됐다.
경제 불황에 기업·가계의 대출은 줄고 있는 상황이지만 4.1부동산대책과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은 부동산시장을 통한 수익 개선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의 기업대출은 10조87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333억원보다 39.1% 감소했다.
허명 부천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 대출이 정체되고, 주택시장 침체로 대출도 주는 상황으로 은행들의 수익 구조가 점쳐 좁혀지는 상황이었지만 4.1부동산대책으로 은행은 다시 한번 수익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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