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와 기업에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알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홍종학·남윤인순 민주당 의원, GMO 반대생명운동연대, 경실련 주최로 '유전자변형 표시제 개선을 위한 공개 간담회'가 개최됐다.
홍종학 의원은 개회사에서 "1996년 GMO 농산물이 처음으로 수입된 지 17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수입국이 됐다"며 "이처럼 식품에서부터 사료, 의약품, 건강식품까지 우리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법률과 제도는 2001년 제정 이후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GMO는 식품 안전과 소비자 주권, 식량 안보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정부는 더 엄격한 심사규제와 표시제를 강화해 안전관리체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선택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악 중 하나로 지목하고 근절 의지를 밝힌 것처럼 식품 안전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GMO 식품 섭취로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 암 유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폭넓은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현미 한살림 경기남부생협 식품안전위원장은 현행 GMO 표시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완전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미 위원장은 "많은 양의 GMO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일상에서 그 존재를 체감하기란 힘들다"며 "이것이 바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표시제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전자재조합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는 GMO DNA가 식품에서 검출됐는지를 기준으로 원재료 사용함량 상위 5순위 이내 식품에 한해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어 "소비자는 당연히 제공받아야 할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선택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GMO 식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식이 잦은 현대에 음식점이나 위탁 급식, 식품 접객업 등에서 판매되는 음식에는 표시의무가 아예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완전표시제는 소비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권리"라고 전했다.
김훈기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최근 과학계의 발표를 보면 GMO의 안전성 이슈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자유로운 선택을 위해 어떤 제품이 GMO로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송기호 변호사는 "현재 세계 64개국에서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지난달 24일 상원과 하원에서 초당적 GMO 표시 법률안이 의회에 발의됐다"며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으로 표시 대상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반해 식품업계는 알 권리 충족의 취지와 다르게 의도하지 않은 경제적 비용일 발생할 수 있어 GMO 식품에 관한 거부감을 없애는 인식 개선이 앞서야 한다고 맞섰다.
김정년 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안전부장은 "시설과 기계 교환에 들어가는 품목당 비용, 식품산업의 품목 수, 대두와 옥수수 관련 품목 비중 등으로 고려할 때 표시제 변경으로 인한 비용은 86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또 1차 가공제품의 원료 사용에 필요한 검사비는 대략 138억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GMO와 non-GMO의 구분은 국내총생산의 질과 양적인 영향을 주고 non-GMO의 사용은 원료 수입비 상승과 시설재투자로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식품산업 생산액이 줄어든 만큼 국내 총생산이 적게는 924억원에서 많게는 1702억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종학 의원은 원재료 사용함량 순위와 GMO DNA 등 성분의 잔류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표시하도록 하는 식품위생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다음주 중 발의할 예정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유전자변형 표시제 개선을 위한 공개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정현미(왼쪽 세번째) 한살림 경기남부생협 식품안전위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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