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상표 권리자가 등록된 상표를 더 이상 독립된 상품에 표기해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새 상표 사용시 병행 사용하고 중고시장에서도 그 상표가 널리 이용되어왔다면 모방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선창아이티에스가 "상표 선퍼니처의 모방상표 등록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며 전모씨(52)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등록상표 출원일 당시 모방대상상표가 실제 상표로 사용되고 있지 않거나 모방대상상표의 권리자가 상표로 계속 사용할 의사가 명백하지 않다고 해서 곧바로 모방을 금지하는 상표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와 다른 취지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1991년 3월 이후 '선퍼니처' 상표를 부착한 가구생산을 중단했으나 2006년 8월까지 '선퍼니처' 상표를 병기해 광고해왔고 중고시장에서도 '선퍼니처' 상표가 부착된 가구가 여전히 거래되어 오고 있다"며 "이는 원고가 '선퍼니처'상표의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이용해온 것이므로 원고에게 '선퍼니처' 상표 사용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2008년 8월 가구 등을 지정상품으로 'SUNFURNITURE 썬퍼니처' 라는 상표를 등록했는데, 선창아이티에스가 자신들이 이미 같은 지정상품을 대상으로 같은 상표를 1979년 5월 등록했으므로 전씨의 상표등록은 자신들의 상표를 모방한 것이라면서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 심판을 신청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전씨가 상표를 등록할 당시 선창아이티에스의 상표는 이미 권리가 소멸했을 뿐만 아니라 등록을 갱신하지 않았고, 별다른 사용실적도 없기 때문에 보호대상 상표가 아니라며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선창아이티에스가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특허법원 역시 "선창아이티에스가 '선퍼니처' 상표를 현재 실제 사용하지 않고 있고 더 이상 상표로서 사용하려는 의사도 없어 보인다"며 선창아이티에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선창아이티에스가 상고했다.
◇대법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