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위험작업 도급시, 원청 의무·책임 까다로워진다
고용부 '중대 화학사고 등 예방대책' 발표..안전수칙 미준수시 행·사법 조치 강화
2013-05-21 12:00:00 2013-05-21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앞으로 유해·위험작업 도급시, 원청의 안전보건관리 의무와 책임이 대폭 확대된다. 또 기업 경영최고책임자(CEO)의 안전수칙준수를 촉구하고, 미준수시 작업중지 등 행·사법조치가 강화된다.
 
아울러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을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 화학사고 등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화학사고와 원·하청관계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
 
특히 최근 발생한 중대사고는 장비·시설의 문제라기보다 사업주의 안전수칙 미준수, 유해·위험작업의 도급관행 확산,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의 체계적 관리 미흡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우선 CEO의 관심부족 등으로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 분위기가 만연함에 따라 CEO에게 안전수칙준수를 촉구하고, 사고 발생시 작업중지명령, 사법처리 등 행·사법조치를 취해 작업장의 안전수칙 준수 풍토를 확립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만약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지면 사고발생 사업장의 취약요인이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도급관행도 제한하고, 원청업체의 안전보건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 대림산업 여수공장 폭발사고, 현대제철 질식 사고 등으로 원·하청 근로자들이 사상·사망이 많은 데 따른 것.
 
고용부는 우선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만 도급이 가능한 인가대상에 불화수소(불산), 포스핀, 시안화수소, 황산 등 고유해·위험물질 취급작업 등을 추가했다.
 
또 전문성을 갖춘 하청업체를 선정하도록 도급인가 요건을 강화하고 도급인가 유효기간을 3년 이내로 새로 설정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해·위험작업을 도급 준 사업장에서 법 위반 사고가 발생할 때에는 작업중지명령과 함께 원청 또한 하청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처벌이 부여되며 원청업체의 의무내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수의 유해·위험물질 취급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고용부는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고위험-중위험-저위험군)해 등급별로 관리할 방침이다.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사업장 등 고위험군 사업장 2000여개소에 대해서는 집중 감독·점검을, 위험물질을 다량 취급하는 중위험군 사업장 7100여개소는 수시 감독 또는 기술지도를, 소량 취급하는 저위험군 사업장 2만3000여개소는 기술지도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 고용부는 사업주가 위험요소의 사전 발견·제거를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안전작업허가서'를 발부하도록 규정하고, 화학사고 등 중대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인력 확충, 민간전문기관 육성 등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감시·감독과 처벌 이전에 CEO의 '안전 최우선 경영'이 실천돼, 모든 생산현장에서 안전수칙 준수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장관은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시행돼 잇따라 발생한 중대사고로 인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고, 유해·위험작업 도급시 원·하청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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