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위법행위 소비자가 금감원에 직접 '검사청구'(상보)
금감원, 27일부터 '국민검사청구제' 시행
당사자 200명 이상 모이면 검사청구 가능
2013-05-22 15:22:54 2013-05-22 15:25:47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앞으로는 금융회사의 부당한 업무처리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가 직접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부터 '국민검사청구제도'를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 3차 회의를 개최하고 국민검사청구제도의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국민검사청구제도는 금융회사의 위법 또는 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금융소비자가 스스로 금감원에 검사를 청구하는 제도로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제도를 본따 만들었다.
 
국민검사청구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로부터 직접 이익을 침해당한 당사자 200명 이상이 모여야 한다.
 
금감원은 검사인력과 시간 등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공공성이 높은 청구사항에 집중하기 위해 청구인을 200명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200명 이상이 동일한 민원을 제기한 건은 연평균 4~5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구인이 200명에 미달할 경우에는 지금처럼 금융상담, 금융민원 및 분쟁조정 등 일반 제도를 이용해 금감원에 피해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국민검사청구 업무절차 (자료=금융감독원)
검사청구 대상에는 금융회사의 부당한 업무처리로 권익을 침해당했거나 침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사항이 모두 포함된다.
 
 
권인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회사가 예금, 대출 등 금융업 관련 업무를 위법 또는 부당하게 처리한 경우 검사청구가 가능하다"며 "과거의 사례를 참고하자면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나 키코 피해 등이 해당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수사·국정조사·행정심판 등 범령에 의한 불복절차가 진행중이거나 확정된 사항 ▲금감원에서 검사했거나 검사중인 사항 ▲금융회사의 업무처리가 종료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사항에 대해서는 검사를 청구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없이 특정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에 지장을 초래할 목적으로 검사청구가 이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검사청구가 기각된다.
 
권 부원장보는 "이미 검사한 사항이라도 중요사항이 새롭게 제시된 경우 등 재검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검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민검사청구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검사청구 심의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소비자단체, 학계, 법조계 등 외부에서 과반수(4인)의 위원을 위촉할 예정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처장과 담당 부원장보 등 3명이 심의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검사접수 청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검사청구 안건을 심의해 검사실시 여부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검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금감원장이 가진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소관 검사부서와 독립된 별도 부서에서 진행토록 했다. 다만 심의위가 검사안건이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소관 검사부서에서 처리하게 된다.
 
금감원은 청구된 검사가 완료된 후 10일 이내에 청구인 대표에게 검사결과를 서면으로 통보할 예정이다.
 
권 부원장보는 "국민검사청구제도 도입에 따라 금융감독 업무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증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감원은 이번주 중으로 국민검사청구제 관련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외부 심의위원을 모두 확정해 오는 27일부터 국민검사청구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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