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제도 좋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데 대해 국가 최고 지도자가 일자리의 질 문제를, 생각하기 나름의 문제로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장시간, 하루 종일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있다”며 “좋은 일자리는 꼭 큰 기업에 가야 하거나 하루 종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을 구하는 사람들의 형편에 맞도록 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그런 (시간제)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들이다. 일하는 사람이 자기 필요에 의해서 4~5시간 동안 역량을 발휘해서 일하고, 대신 차별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데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시간제 일자리 문제점은 단순한 차별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처지다.
통계청의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591만1000명 가운데 30.9%인 182만6000명이 시간제 근로자다.
시간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60만7000원이다.
정규직 근로자(246만원)의 24% 수준이며,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139만3000원)과 비교해도 43.5%에 불과하다.
임금 뿐 아니라 근로 복지에서도 시간제 근로자는 가장 열악하다.
퇴직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66.7%, 한시적 근로자의 59.5%가 받았지만, 시간제 근로자는 10.1%만 퇴직금을 받았다.
상여금, 시간외 수당, 유급휴가도 정규직, 한시적 근로자는 30~60%가 받은 반면 시간제 근로자는 6~10%만 받았다.
이처럼 시간제 일자리의 차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를 인식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야당을 비롯해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고용의 질과 노동환경의 개선은 언급하지 않고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면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의 본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먼저 근로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기간제나 불법 파견 등의 비정규직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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