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는 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2007년 납북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탈북한 국군포로 가족 9명이 강제 북송 당한 것에 대해 노무현 정권을 비난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비난이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돌아오게 생겼다.
지난 27일 라오스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보름 이상 억류됐다가 북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탈북 청소년들의 도움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는 등 무관심하게 대응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전 탈북자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2월 탈북자 31명이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북송 될 처지에 놓였을 때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탈북자 인권을 존중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반면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엔 전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정부의 후속 대응도 미온적이긴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교당국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인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추궁해야 될 것이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막지 못했다면 어떤 제도적인 노력을 해야 되는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비판의 수위를 더 높였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탈북 청소년들이 강제 북송되는 과정에서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과 우리 외교부가 부실하게 대처하고 무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대사관 측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런 파국적 결과를 맞았다는 점에서 진상파악과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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