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지부진한 전반기를 보내고 있는 코스피가 하반기에는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급을 짓눌렀던 뱅가드 매물이 대부분 해소된 상황에서 엔캐리 자금 유입가능성 등 뱅가드를 제외한 물량 이동에 따른 순매수 전환으로 코스피 지수의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뱅가드에 휘둘린 코스피, 6월 '반전' 나서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세를 이끈 뱅가드 물량은 7조원을 뛰어넘었다.
1월 1조원이던 뱅가드 순매도 추정물량은 2월들어 1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4월에는 2조원에 육박하며 최대를 기록했고, 이후 지난달에는 1조4000억원 규모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이 6조원 규모를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1조원 가량의 순매수였다는 분석이다. 뱅가드 물량을 제외하고 나면 매수세가 더 강했다는 것이다.
<뱅가드와 비뱅가드 수급 추이>
(자료 제공 = 대신증권, FTSE)
이 때문에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을 앞두고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업계는 이미 뱅가드 관련 외국인의 매도가 80%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지난 29일 기준 뱅가드펀드인덱스 조정 종료일까지 예상되는 총 물량 부담은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코스피 저점이 2011년 유럽위기 당시 밸류에이션 하단과 일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900포인트 하단의 추세적 약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동향에 영향력이 큰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3일을 저점으로 이달말 2%대 초반까지 상승하며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유입을 이끌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차익 매매(바스켓)의 경우 최근 3년간 6월에 유입강도를 높여왔다"며 "내달 남아있는 뱅가드 물량 부담도 통계적으로 비차익 매매가 완충역활을 보이며 수급 악화를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풀이했다.
◇6월이후 증시..일단 '긍정적'
6월 이후 하반기를 내다보는 증권가 시각은 긍정론이 우세하다.
뱅가드 수급 해소와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엔약세 흐름의 개선이 증시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중 올해의 고점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며 "올해 미국의 양적완화가 지속되고 엔화약세가 누그러들면서 국내증시도 디커플링을 벗어나며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박스권에 한정된 제한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마지막 남은 매물벽(2050포인트 전후)을 돌파할 경우 예상보다 강한 지수 흐름이 기대된다"며 "벵가드 물량 해소를 감안했을 때, 엔캐리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5월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눈에 띄게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은 기술적으로 나아질 요인이 존재한다"며 "기업의 펀더멘털도 견조한 편이어서 수급 문제 없고 현 밸류에이션 기준 채권리턴보다 주식리턴이 사상 최대(리먼 사태 이후)로 올라선 상태다"라고 밝혔다.
막연한 기대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대가 크지 않다"며 "주식 리턴이 최대치로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위험도도 높아졌음을 의미하기에 결국 유동성 장세의 막판에 가면 주가 상승 폭이 커지게 마련인데 이는 오히려 부담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국내 주식시장서 일주일째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선진국 대비 이렇게 못 오를 수 있냐'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일 뿐"이라며 "다만, 세계와 국내시장간 동조화가 지속될지에 대한 확신은 어렵다고 전형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오래가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기에 속단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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