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채권단의 일원인 우리은행이 STX(011810) 지분(10.8%) 중 일부를 처분하겠다고 밝히면서 STX그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STX그룹은 강덕수 회장의 포스텍 지분을 통해 그룹 지주사인 STX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형태를 띠고 있다. 우리은행의 지분 매각이 실제 이뤄질 경우 STX와 주요 계열사 간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기게 된다. STX그룹의 공중분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포스텍에 700억원을 빌려주면서 STX 주식 653만주(10.8%)를 담보로 설정한 바 있다.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고전했던 지난 1년간 STX 주가는 1만원대에서 2000원대로 급락하는 등 주식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 STX 주식 250만주를 담보로 잡은 한국증권금융이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시스템에 맞춰 지분율을 급격히 줄인 점도 같은 맥락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이 STX 지분을 처분할 것이란 발표가 나오자 강덕수 회장은 지난 2일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지주사 해체를 통한 그룹의 공중분해는 막아달라고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강 회장은 "STX의 현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이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주회사 체제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일들에 대해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의사결정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분 감자 등 채권단의 강력한 구조조정은 충분히 감내하겠으니 지주사 해체를 통한 그룹의 공중분해만은 막아달라는 요구로 분석된다.
하지만 STX 지분 매각으로 강 회장의 지배구조가 무너질 경우 자율협약과 법정관리 등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들은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STX조선해양·STX중공업·STX엔진은 자율협약을, STX건설은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며
STX팬오션(028670)은 산업은행의 인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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