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엇갈린 제조업 지표..경기 불안감 여전
2013-06-03 15:42:54 2013-06-03 15:46:01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민간 기관인 HSBC가 집계하는 제조업 경기는 위축을 가르킨 반면 정부 지표는 여전히 확장 국면에 놓여있음을 전했다. 
 
3일 HSBC는 5월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공개된 잠정치 49.6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월의 50.4에서도 물러난 결과다.
 
또 이는 작년 9월 이후 8개월만의 최저치로 지표가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기준선을 하회한 것은 7개월만의 일이다.
 
세부적으로는 신규 수출주문지수와 고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신규 주문지수 역시 48.7로 내려앉으며 경기 위축을 가르켰다.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수요가 악화된 탓에 최종 지표가 하향 조정됐다"며 "대외 경기가 부진한 점은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업 PMI 추이(자료=중국국가통계국, HSBC, 뉴스토마토)
 
◇정부 지표와 '온도차'..조사 대상 차이 기인
 
정부의 지표는 HSBC의 지표와는 다소 상이한 방향을 가르키며 제조업 경기 판단에 혼선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5월의 제조업 PMI가 50.8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50.0은 물론 전달의 50.6을 모두 상회한 것이다.
 
HSBC의 제조업 지표가 위축 국면으로 전환한데다 통상적으로 5월이 제조업의 비수기임을 감안해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 둔화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의 증가세였다.
 
이를 두고 경제 전문가들은 두 기관의 조사 대상의 차이가 상반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전했다.
 
HSBC가 주로 중소형 기업 위주의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이나 대형기업을 주된 조사 대상으로 삼고있기 때문이다.
 
HSBC PMI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외 경기의 변곡구간에서 두 지표간의 차이가 높게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조사 기업의 수 역시 HSBC는 400개, 통계국은 3000개로 크게 차이가 난다.
 
왕타오 UB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두 지표의 괴리는 조사 대상 기업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며 "정부의 PMI 중 중소기업의 지수가 후퇴한 것은 HSBC 지표와 같은 방향을 가르킨다"고 언급했다.
 
이 기간 정부의 PMI 지표 중 중소기업의 지수는 47.3으로 집계됐다. 전달의 47.6에서 소폭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체감 경기 차이를 유발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공격적 투자에 따른 공급 과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 구조조정을 단행 중인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유도하며 경쟁력있는 기업을 육성코자 한다.
 
때문에 소기업은 도태될 위기에 몰린 반면 대기업은 양호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다 극심해 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키운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성장과 개혁의 균형 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제 회복세 여전히 미약..중소기업은 더 취약
 
정부의 제조업 지표가 소폭의 반등을 이뤄내며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됐다는 의견도 존재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취약하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의 수출 증가율 둔화와 위안화 절상 속도 가속화로 중소 제조업체들부터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홍예 차이나에센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제조업체는 정부 주도의 투자가 수반된 반면 중소기업들은 변동성 강한 대외 요인에 크게 노출됐다"며 "회복의 신호로 볼 수도 없지만 급격한 경기 둔화의 가능성도 낮다"고 풀이했다. 
 
류리강 ANZ뱅킹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의 PMI는 중국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는 당국의 정책 운용에 큰 실책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컨펑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은 대기업보다 훨씬 위축돼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표 중 생산지수가 신규주문지수보다 높은 점은 기업의 재고가 늘고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신호는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JP모건은 "두 지표를 종합해 볼 때 중국 경제 회복의 모멘텀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와 민간 기관의 조사 차이는 중국 산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며 "과잉 공급문제와 수익률 둔화는 제조업계가 해결해야할 최우선과제"라고 언급했다.
 
반면 선젠광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회복을 진단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며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중국의 재정정책과 신용정책이 대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소기업도 적게나마 정책적 지원을 받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IMF 등 중국 성장전망 하향.."본격적 회복 시간 더 필요"
 
이에 따라 중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이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지난달 IMF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8%에서 7.75%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8.5%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과 ING도 각각 7.6%와 7.8%로 낮춰 제시했다.
 
<2013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층이 중국의 성장 속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점도 시장의 기대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앞서 "환경을 댓가로 하는 성장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이어 중남미 순방 중에는 "중국의 성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라고 언급했다.
 
리커창 총리도 "1분기의 경제성장률은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하며 작년 4분기의 7.9%를 밑돌았다. 작년 한 해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7.8%로 1999년 이후 최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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