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그룹이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마련, 올해 총 327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의 계획대로 향후 5년간 프로그램이 지속될 경우 총 투자금은 1조2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5일 삼성그룹은 "국내 산업계의 창조적 역량을 키우고 1차와 2차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 따라 삼성은 1차 협력업체에 대해 ▲인력 양성 ▲공동 R&D ▲기술 및 노하우 전수 등 협력관계 강화 및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력은 있으나 다른 역량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에 이른 중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다.
삼성은 우선 올해 19개사를 후보군으로 선정해 자금과 개발 지원, 제조·구매 분야의 컨설팅 인력 무상 파견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해당 업체들과 공동 개발, 신공법 및 양산기술을 지원하는 동시에 약 500억원의 저금리 대출 등 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각종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총 11개 관계사들이 총 1770억원을 조성해 협력업체 생산성 향상 및 R&D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770억원, 삼성전자 420억원, SDS 190억원, 삼성중공업 150억원, 삼성전기 110억원 등을 출원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납품대금 100% 현금 결제(2012년 31조9000억원), 물대지급 횟수도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하며 불합리한 단가 인하, 부당 발주취소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하게 된다.
2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제조현장 혁신 ▲프로세스 혁신 ▲생산기술 지원 ▲교육 등 4대 분야로 나눠 협력업체별 수준에 맞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삼성은 2차 협력업체의 제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라인별 단위공정을 개선해 종합 제조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품질, 생산성, 원가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총 350개 회사를 대상으로 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제품의 수주부터 출하까지 프로세스별로 취약 분야를 개선하는 로드맵도 수립됐다.
아울러 삼성은 1, 2차 협력업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육성하는 '상생협력아카데미'를 삼성전자 내부에 설립할 계획이다. 내년 수원에 연면적 5000평 규모 교육컨설팅 센터를 건립하고 산하에 ▲교육센터 ▲전문교수단 ▲청년일자리센터 ▲컨설팅실 ▲상생협력연구실을 설치해,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력, 특허권 등을 공유하는 방안도 본격 실행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취득한 전체 특허 20만건 중 1752건을 협력업체에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특허가 없어 창업과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벤처·개인창업가들은 삼성 특허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된다.
삼성은 ICT(정보통신기술) 활용도가 낮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ICT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1, 2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일반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내놨다.
삼성은 전통 시장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120억원을 투자, ICT 전문가 상인을 매년 100명씩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전통시장의 인터넷 홍보, 마케팅 등을 비롯해 각종 IT 활용법을 시장 상인들에게 전파하게 된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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