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급명령 취하시 소송비 차주 전가 못해"
은행과 서면합의 등 통해 분담케 지도
2013-06-13 12:00:00 2013-06-13 14:01:05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A은행은 아파트 중도금대출을 받은 수분양자의 연체채권에 대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차주가 지급명령에 이의를 제기해 본안소송으로 이행됐으나, 이후 은행과 차주가 합의를 통해 소송을 취하하게 됐다.
 
하지만 은행은 소송비용 68만원 전액을 차주에게 부담시켰다.
 
차주는 혼자서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고 은행과 소송비용을 절반씩 분담키로 합의했다.
 
은행이 차주에게 지급명령을 신청했다가 이를 취하하는 경우, 법적조치 비용을 모두 채무자가 부담하던 관행이 개선된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 차주를 심문하지 않고 대출금 등의 지급을 명하는 약식 소송이다. 차주가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본안소송으로 이행되나 이의신청이 없다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금감원은 13일 금융회사가 지급명령 신청이나 본안소송을 자진 취하한 경우 소송비용을 차주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지도했다고 밝혔다.
 
차주의 요청으로 지급명령 신청을 취하한 경우에도 소송비용을 당사자간 서면합의 등을 통해 분담토록 했다.
 
현재 은행들은 지급명령 소송 취하과 관련된 비용 전액을 차주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지급명령은 차주가 대출을 갚지 않아 발생한 것이고 대부분 차주의 요청에 따라 취하되기 때문이다.
 
청구금액이 1억원이라 가정했을 때 지급명령의 경우 법무사비와 변호사비를 제외하고도 건당 약 13만원이, 본안소송의 경우 약 60만원의 법적비용이 들어간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송이 차주의 연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도 소송취하는 연체채권 상환계획 등과 관련해 차주와 금융회사간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도 없이 소송비용을 차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시키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소송비용을 은행과 차주가 절반씩 부담할 경우 은행당 연간 132명이 총 2300여만원(1인당 17만원)의 법적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 전체로 봤을 때에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2100여명, 금액은 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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