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13일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회계·감사기관인 심계서(審計署)는 2012년 말 기준 중국 36개 지방정부의 총 부채가 3조8475억위안에 이른다고 밝혔다.
2년 사이에 12.94%나 늘어난 것이다. 그 중 12개 지역은 부채 증가율이 20%를 상회했다.
또 9개 지역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으며 최대 188.95%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특히 금융리스, 신탁대출 등 변형된 형태의 자금 조달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잠재된 위험이 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당국 관계자는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며 "변형된 융자 방식은 관리 감독이 쉽지 않아 위험이 더 높다"고 경고했다.
왕용쥔 중앙재경대학 재경연구원 원장은 "중앙 정부의 부채 발행에 대한 관리감독이 엄격해지자 지방정부는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며 변형 금융의 발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금융 수단은 정확한 통계가 어려워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 조차 어렵게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는 이른바 '돌려막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공공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의 일부로 과거 부채를 상환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거나 값싼 건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마오소우룽 중국인민대학 교수는 "일부 지방정부의 재정상태는 이미 파산 상태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도시화' 명목의 보여주기 행정이 거대 부채 유발
전문가들은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원인으로 '도시화'를 꼽았다.
지방정부마다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며 인프라 건설 수요는 높아지는 반면 자금 조달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이 '보여주기'만을 위한 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부채가 남발되고 있다"고 이들은 꼬집었다.
현재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 중 약 20%가 '국제 도시 건설', '고급 골프장 건설' 등을 주요 사업으로 내걸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시킨다는 미명아래 돈을 마구 빌려 정부의 이미지와 공신력을 모두 갉아먹고 있다. 심지어는 사회 안정도 위협하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규모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부채 비율이 1년새에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IMF는 "금융권의 잠재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우선 과제"라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 역시 관리 감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말 인민은행과 은행관리감독위원회(CBRC), 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공동으로 '지방정부의 불법 융자행위 제지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또 지난달에는 CBRC가 시중 은행들의 총 대출 규모를 제한하고 신규 융자 규모 확대를 규제하는 지도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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